[우보세]해운동맹 격변...HMM 대응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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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파그로이드는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와 2025년 새로운 해운동맹인 '제미니 협력'을 결성하기로 했다.
해운업 불황이 예상되는 지금, 해운사들은 그 어느때보다 동맹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로 HMM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 해운동맹 체제에 편입되지 못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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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이 2025년 해체되는 것을 기점으로 글로벌 해운사들간 동맹체계가 완전히 개편될 전망이다.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속해있는 글로벌 5위 선사 하파그로이드가 신호탄을 쐈다. 하파그로이드는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와 2025년 새로운 해운동맹인 '제미니 협력'을 결성하기로 했다.
해운 동맹은 특정 항로 내 선사간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운임·영업조건 등을 합의하는 일종의 해운 카르텔이다. 각 선사들은 보유 선박의 일부를 동맹 서비스 전용으로 활용해 화주 확보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자사 선박이 다니지 않는 항로의 운송 요청을 동맹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는 식이다.
이 동맹은 해운업이 불황일 때 특히 중요하다. 수요가 없어 남는 잉여 선적량을 동맹 내 다른 선사의 영업망 등을 활용해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임료 방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해운사를 동맹으로 가지고 있느냐는 것은 해당 해운사의 불황기 생존을 좌우할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해운업 불황이 예상되는 지금, 해운사들은 그 어느때보다 동맹에 신경을 쓰고 있다.
HMM이 속해있는 디얼라이언스는 하파그로이드의 탈퇴 선언으로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프랑스 해운 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해운동맹 '2M'은 시장 점유율이 34.2%에 달한다. 오션얼라이언스(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가 29.1%고, 디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일본 원, 대만 양밍, HMM)가 18.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파그로이드의 탈퇴 이후 다른 동맹의 변화가 없다면 오션얼라이언스(29.3%), 제미니(21.5%), MSC(19.8%, 단독 선사), 디얼라이언스(11.4%) 순으로 재편된다. 디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 해운사만 남는다.
시장 점유율이 낮고 아시아 해운사만 남은 디얼라이언스의 해체는 필연적인 순서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HMM이 내년 초까지 새로운 동맹을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만일 HMM이 신규 동맹 체제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불리한 조건으로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 실제로 HMM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 해운동맹 체제에 편입되지 못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HMM은 '(하파그로이드가 탈퇴하는)내년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디얼라이언스 체제 안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HMM이 과거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외부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안일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고 이를 놓고 노조와의 갈등마저 불거지는 등 내부 상황도 혼란해 이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영국의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해운동맹 재설정으로 동맹에 남는 해운사들이 큰 혼란에 빠졌으며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이번 해운사간 합종연횡에 HMM이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향후 10년을 좌우한다. 해운업계의 우려를 HMM이 흘려듣지 않기를 바란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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