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조업 이어 온라인 쇼핑몰, 쓰나미처럼 덮쳐오는 중국산 공습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같은 중국 인터넷 쇼핑 기업들이 무서운 기세로 국내 소매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해외 직구 용도로 사용되는 관세청의 통관 고유 번호 발급 건수가 작년에만 260여 만명 늘어나 2500만명을 넘어섰다. 제조업에 이어 유통업 분야에도 중국세의 공습이 본격화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쇼핑몰보다 많게는 70~90% 싼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각종 공산품을 ‘해외 직구+무료 택배’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고물가와 맞물리면서 알리 익스프레스의 국내 이용자는 700만명, 테무는 35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업체들도 해외 직구 대상 품목을 확대하며 맞대응하고 있지만, 온라인 유통 절대 강자인 쿠팡조차 고전하는 양상이다.
값싼 저부가 가치 소비재만이 아니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시장이 급팽창하는 전기 버스는 중국 제품이 국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 화물차도 중국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섰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한 번에 되는 중국산 로봇 청소기는 삼성·LG를 제치고 고가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했다. 최근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테슬라 모델 Y를 앞세워 전기 승용차 시장까지 중국세가 잠식하고 있다.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가공해 재수출하는 한·중 분업 구조 덕에 5년 전만 해도 중국은 우리에게 매년 500억달러가 넘는 무역 수지 흑자를 안겨주던 나라였다. 그런데 중국이 중간재를 자급자족하게 되면서 작년엔 한국이 중국에 180억달러 무역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국내 소비재 시장까지 잠식하면 대중 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엔 국내 중소기업들과 경합하는 제품들이 대거 망라돼 있어 자칫 중소기업 생태계가 무너질 위험도 우려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직구 상품을 무관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인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더 근본적인 해법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이 경쟁력을 더 높이고,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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