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원초적인 기층음악 민속악과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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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입시가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음악의 원형성 그대로 전승이 아니라 연주할 때마다 그 가락을 변화시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진화하는 민속악은 재즈와 마찬가지로 정형화되기를 거부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즉흥가락을 주고 받으며 교감하는 음악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내면에서 발아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민속악과 재즈는 '내가 중심인' 가장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음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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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입시가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우리는 매년 더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에서 공교육과 사교육 간 갈등이 심화되고 학교 교육현장에서는 사제지간의 미담보다는 불미스런 안타까운 뉴스를 접할 때가 많다.
지난달 필자는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의미있는 공연을 했다. 중등 관리자 역량강화 연수 강연을 인연으로 연수에 참석했던 신호중 우미현 교장선생님과 재즈싱어 말로 씨와의 사제지간의 인연을 알게 되었고 정년퇴임을 앞둔 은사를 위한 헌정 공연을 한다는 말에 필자도 흔쾌히 함께하기를 약속했다.
첫 부임지에서의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퇴임을 앞둔 은사께 음악회로 보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사회 초년생이던 수학선생님의 영향으로 물리학과에 진학한 10대소녀는 물리학도에서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싱어로 자리매김한 중년이 되어 은사와 마주하며 삶의 궤적을 돌아보는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말로 씨는 학생들에게 재즈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클래식은 작곡자의 의도에 준하여 정격연주를 하는 음악이라면 재즈는 작곡자보다 연주자가 주인공인 음악입니다.” 그 절정이 처음 보는 사람과 연주하는 것이라고 필자를 소개하며 송창식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보컬은 스캣 창법으로 악기소리를, 피리는 선율을 연주하고 서로의 색깔은 지키며 국악과 재즈가 양립하는 즉흥연주를 했다.
서양의 클래식처럼 우리나라 궁중음악과 정악은 정간보의 악보에 맞추어 정격연주를 하는 절제와 중용의 미학을 담은 아정한 음악이다. 반대로 연주자가 중심인 장르의 민속악은 민초들의 기층음악으로 전통사회에서는 악보보다는 구전심수로 전수받은 가락을 자신만의 개성있는 선율과 기량이 더해진 음악으로 재생산되어 다양성과 즉흥성을 지닌 재즈와 많은 공통점을 가진 장르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에는 민속악의 발달이 가속화되어 판소리, 기악의 시나위, 산조 등의 음악이 꽃피우는 시기였다.
음악의 원형성 그대로 전승이 아니라 연주할 때마다 그 가락을 변화시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진화하는 민속악은 재즈와 마찬가지로 정형화되기를 거부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즉흥가락을 주고 받으며 교감하는 음악이다. 그러나 내 마음대로 연주하는 것이 곧 즉흥이 아니라 일정한 장단 틀 내에서 조성과 선법을 정한 뒤 그 안에서 형식을 변형하고 발전시켜 음악적 자유로움을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즉흥일 것이다.
1995년도 김덕수 사물놀이 ‘난장, 뉴호라이즌’ 앨범은 독일의 재즈그룹 레드선 밴드와의 콜라보 앨범이다. 수록곡 중 ‘토끼이야기’는 수궁가의 한 대목을 안숙선 명창이 장단을 넘나들며 색소폰과 멜로디를 주고받고 사물놀이가 재즈 밴드와 리듬섹션을 절묘하게 연주한다. 변화무쌍한 다양한 장단과 선율을 내재하고 연주자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유롭게 장르를 넘나드는 즉흥의 맛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내면에서 발아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민속악과 재즈는 ‘내가 중심인’ 가장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음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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