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건희 리스크’ 당정 이견, 윤 대통령이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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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 원 짜리 명품가방을 사저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안기는 충격은 쉬 가라앉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현재 국민과 직접 소통에 마음을 닫고 있다.
야당도 대통령 부인 문제를 공격 호재로 이용만 하지 말고 특별감찰관 임명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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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김경률 비대위원은 최근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입 인사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도 “선물을 돌려주고 사과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이용호 이상민 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조차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보조를 맞추는 태도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 지도부는 여전히 “정치 공작”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 기조와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 ‘김건희 리스크’가 당정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총선을 불과 80일 앞두고 ‘김건희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의 외부 영입 인사를 중심으로 집중 제기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선거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이 깔렸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국민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한 인식이기도 해서다.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친윤’ ‘찐윤’ 인사들과는 문제의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한동훈 위원장 역시 취임 직후와는 달리 영부인 논란을 대하는 입장이 조금씩 달라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대로 라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디올백 사건’은 총선 정국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은 야당에 의해 특검법 국면으로 넘어간 상태다. 하지만 국민이 더 관심을 갖고 분노하는 건 ‘디올백’일 것이다. 재미교포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선물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폭로한 이 사건의 본질을 국민은 대통령실이나 여당 지도부와 다르게 본다. 기본적으로 몰카 공작은 맞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 원 짜리 명품가방을 사저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안기는 충격은 쉬 가라앉지 않는다. 영부인이 김영란법 적용이나 처벌 대상인지 여부와는 아무 상관 없다. 그나마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결혼 전 일인데다 검찰 수사까지 거친 사안이지만, 명품백 사건은 국가 최고 권력자 부인의 도덕성을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드러냈기에 결이 완전히 다르다.
윤 대통령은 현재 국민과 직접 소통에 마음을 닫고 있다. 배우자와 관련한 불편한 질문이 껄끄러워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특검법을 거부하고 디올백 사건을 공작이라 폄하하기만 할 게 아니라 바닥에 깔린 국민 정서를 읽어야 한다. 잘못은 솔직히 인정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면 된다. 대통령실 제2 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 일가가 공적 관리와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는 안정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 야당도 대통령 부인 문제를 공격 호재로 이용만 하지 말고 특별감찰관 임명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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