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탄소화 시대 ‘부산항 친환경 연료 허브’ 시급

디지털콘텐츠팀 2024. 1. 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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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오는 2050년까지 제로(zero)화 하겠다는 목표를 채택하면서 항만 생태계의 대변화가 예고됐다.

탈탄소화 시대를 맞아 친환경 연료 관련 산업은 신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친환경 선박 연료 관련 정책과 산업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부산항을 친환경 연료 허브로 육성할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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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링 준비 미흡 환적항 지위 위협…전담 기관 선정, 육성 방안 모색해야
지난해 부산신항에 투입된 국내 첫 친환경 하이브리드 예선 메타 7호. 국제신문 DB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오는 2050년까지 제로(zero)화 하겠다는 목표를 채택하면서 항만 생태계의 대변화가 예고됐다. 그동안 해운산업은 연간 약 10억t의 탄소를 배출하며 대기오염을 야기했다.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 문제에 민감해지면서 해운업도 탈탄소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1월 현재 전 세계 친환경 선박은 373척으로 2019년보다 4.7배 급증했다. 친환경 선박 비중은 2027년 66%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앞으로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의 항로를 검토할 때 항만의 벙커링 여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벙커링은 선박 연료를 공급하는 일이다.

탈탄소화 규제가 코 앞에 다가오면서 벙커링 준비가 안 된다면 환적항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화물을 환적하면서 선박이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 신항에는 친환경 연료 벙커링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우려스럽다. 국내 친환경 연료 생산이 미흡한 것이 제일 큰 원인이며 대체 연료 수요가 불명확해 민간업계가 벙커링 전용 선박, 항만 저장시설 등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탓도 있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전용 선박은 국내 1척에 불과하고 공급 항만도 경남 통영항 한 곳뿐이다. 메탄올이나 암모니아 수소 전용 벙커링선은 아예 없다.

부산항이 탈탄소화 연료 공급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국내외 항만들은 착착 준비를 해왔다. 벙커C유 연료 공급 글로벌 허브는 미국과 싱가포르다. 친환경 연료 생산 능력이 유럽과 북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가까운 싱가포르항이 친환경 연료 공급 시장 선점을 위해 공급망 구축 규정을 마련하고 국제 협력 등에 나서면서 부산항을 위협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다. 국내에서도 울산항이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그린 메탄올 1000t을 머스크 그룹 컨테이너 선박에 공급했다. 지난해 광양항에선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LNG 연료 공급(벙커링)과 화물 하역을 동시에 진행하는 실증사업이 성공하기도 했다. 반면 부산항은 울산항과의 친환경 연료 공급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체적인 연료 공급 사업은 걸음마 단계다.

탈탄소화 시대를 맞아 친환경 연료 관련 산업은 신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부산항을 ‘친환경 연료 허브’로 발전시켜야 하는 까닭이다. 해양전문가 조언처럼 부산 본사인 해양진흥공사와 부산항만공사 자회사를 친환경 연료 공급망과 벙커링 등을 전담할 기관으로 선정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친환경 선박 연료 관련 정책과 산업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부산항을 친환경 연료 허브로 육성할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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