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중국의 황당한 우기기
‘바이두’는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 플랫폼 기업이자, 이 기업에서 운영하는 동명의 포털사이트다. 중국에서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위치로, 하루 이용자가 20억명이 넘는다. 세계 최대 중문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바이두 백과사전은 1천만건 이상의 문서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두에는 한국과 관련해 잘못 표기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의 역사와 고유의 전통 문화·음식·의복 등을 중국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심지어 한국 사람도 중국의 조선족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윤봉길·이봉창 의사, 윤동주 시인 등이 바이두에 조선족으로 표기된 것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찾아냈다. 지난해 안중근 의사의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한 것도 발견해 냈다. 서 교수는 “대한민국 대표 독립운동가들을 중국의 인물로 만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고 했다. 중국의 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2021년 위키피디아 중문판에선 손흥민·김연아 등의 스포츠 스타, 이영애 등 한류 스타도 조선족으로 소개했다.
중국은 아리랑·판소리·부채춤 등을 자국 고유문화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조선시대 한복을 명나라 때 입던 ‘한푸’라고 했다. 중국은 김치도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드라마에 김치 담그는 장면을 넣기도 한다. 숨도 죽지 않은 배추에 속재료 없이 빨간 양념만 묻히는 어설픈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원조를 주장하니 황당하다.
이번엔 비빔밥이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우기고 있다. 바이두 백과사전이 또 문제다. 서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몇 년 전부터 김치 기원을 중국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더니 이젠 비빔밥까지...”라며, “중국의 문화공정 중심에 ‘바이두’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비빔밥은 지난해 12월 구글 ‘올해의 검색어’ 중 레시피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K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고, 국적기에서 기내식으로 인기를 끌고, 세계적 스타들의 비빔밥 사랑 등이 대외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대표 전통 음식을 왜곡한다고 중국 음식이 되는 게 아닌데도 바이두는 집요하게 우긴다. 다음엔 또 어떤 걸 자기네 것이라고 우길까.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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