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동훈 사퇴 요구… 韓 “할일 할 것” 거부

신나리 기자 2024. 1. 22.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사진)과 만나 사퇴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한 한 위원장의 대응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퇴하라고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사퇴 요구에 한 위원장은 "당 대표로 할 일을 하겠다"며 그 자리에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 요구]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 대응 놓고 정면 충돌
대통령실-與, 총선 80일 앞두고 초유의 전면전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사진)과 만나 사퇴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한 한 위원장의 대응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퇴하라고 한 것이다. 이에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이라며 “할 일을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퇴를 거부했다. 총선을 80일 앞두고 벌어진 대통령실과 여당 간 초유의 전면전에 여권이 대혼란에 빠졌다.

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실장은 이날 한 비대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실장이 윤 대통령의 뜻임을 명확히 하며 사퇴할 것을 전했다”며 “아울러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 대응에 대한 윤 대통령의 섭섭함도 전달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 관련 현안에 대응하는 한 위원장에 대한 섭섭함과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을 제지하지 못한 것에 불쾌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비대위원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디올 백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교해 파장을 일으켰다.

윤 대통령의 사퇴 요구에 한 위원장은 “당 대표로 할 일을 하겠다”며 그 자리에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는 한 위원장의 공식 입장을 공지했다.

이번 갈등은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두 차례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한 위원장에 이어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여사 사과론’이 이어지자 대통령실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친윤계도 주말 동안 한 위원장의 사퇴 요구에 군불을 때며 가세했다. 친윤계 초선인 이용 의원은 20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모바일 대화방에 한 유튜브 채널 내용을 인용해 “(김 여사가) 사과를 하든 안 하든 (수도권에서의)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으며, 사과를 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은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21일에도 대화방에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도한 한 기사 링크를 올렸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총선을 80일 앞두고 정면충돌하면서 공천 등 향후 총선 프로세스를 놓고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통령실이 여당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직접적으로 요구할 수 있느냐를 두고 직권남용이란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이 사퇴 불가 입장으로 맞서며 파문이 확산되자 이 실장은 “(윤 대통령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잘해보자는 취지로 오늘 만나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