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속의 풍경’… 日화가 노마타 개인전

김민 기자 2024. 1. 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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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가 노마타 미노루(野又穫·68)가 한 평 남짓한 크기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릴 때였다.

비좁은 작업 공간은 물리적 한계가 되지만 그곳에 앉은 작가의 상상력은 무한했다.

이들 작품에서는 황량한 풍경 속에서 외롭게 우뚝 솟은 건축물들이 주를 이룬다.

견고하게 세워진 줄 알았지만 여기저기 부서지고 고장 나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현대 문명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 풍경을 건축을 통해 드러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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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큐브서울, 3월 2일까지
노마타 미노루, ‘Far Sight-3’, 2009년, 종이에 콩테, 차콜, 파스텔, 72.8×51.5cm. 화이트큐브 제공
일본의 화가 노마타 미노루(野又穫·68)가 한 평 남짓한 크기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릴 때였다. 비좁은 작업 공간은 물리적 한계가 되지만 그곳에 앉은 작가의 상상력은 무한했다. 일본의 다도에서 작은 차실을 우주라고 일컫듯, 작가는 작은 작업실에서 우주의 저 먼 곳까지 내다보고 싶었다. 그 결과물은 ‘먼 광경을 투영하다’라는 뜻의 ‘영원(映遠·Far Sights)’ 연작으로 탄생했다.

이 시리즈를 비롯해 1996∼2018년에 그린 회화와 드로잉 20여 점을 소개하는 노마타의 개인전 ‘영원(映遠)―Far Sights’가 서울 강남구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열린다. 1990년대 초기작 ‘Eastbound’ 연작 및 중세와 르네상스 회화에서 영감을 얻은 ‘Seeds’ 연작, 철거돼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건물들을 담은 ‘Ghost’ 연작 등을 볼 수 있다.

이들 작품에서는 황량한 풍경 속에서 외롭게 우뚝 솟은 건축물들이 주를 이룬다. 건물들은 미묘하게 기울어지거나, 가느다란 받침대 위에 놓여 아슬아슬한 감각을 자아낸다. 견고하게 세워진 줄 알았지만 여기저기 부서지고 고장 나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현대 문명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 풍경을 건축을 통해 드러낸 듯하다. 3월 2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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