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언급한 전여옥, 한밤중 심경글 “제가 총선 때까지 살아있을까요…”
“총선서 보수우파 압승해서 이 나라가 제 자리 찾는다면…더 이상 소원이 없어”
“질풍노도 속에서 살아온 제 인생, ‘생명의 유한함’ 받아들이는 건 고통 아닌 성장”
“진정한 정치는 내려놓는 것…나라의 운명이 저처럼 ‘시한부’ 될 순 없어”
대장암 말기 투병 중인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한밤중 "제가 김광일 위원 방송에 작년에 출연했을 때였다. '내년 총선에 나가는 것은?' 순간 머리가 띵~ 했다"면서 "하지만 웃으면서 대답했다. '제가 그때까지 살아있을까요? 전 총선에서 한 표만 던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취지의 애잔한 심경글을 남겼다.
전여옥 전 의원은 22일 밤 '오늘 불면의 밤, 저의 소원은?'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그렇다. 지금도요.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는 것이 제 큰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그리고 총선에서 보수우파가 압승해서 이 나라 제 자리를 찾는다면 더 이상 소원이 없다"며 "사람의 목숨은 유한한 것이다. 질풍노도 속에서 살아온 제 인생, '생명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성장이었다"고 그간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오늘 충격의 일요일이 몇 분 후면 간다. 삶처럼 시간도 유한하다"면서 "진정한 정치는 내려놓는 것이다. 이 나라의 운명이 저처럼 시한부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시장 그리고 개인이 선택할 가치가 이 나라에는 있다"며 "오늘 일이 '전화위복'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는 전날 정치권에서 이슈가 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불화설 보도에 대한 입장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주류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다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갈등설에는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문제가 얽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과정상의 문제가 갈등설의 공식 사유지만, 이면에는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김 비대위원 문제 등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오늘 대통령실 사퇴요구 관련 보도에 대한 한동훈 비대위원장 입장'이라며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친윤 강경파의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공식입장을 내고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사퇴 요구를 했다는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른바 기대와 신뢰 철회 논란과 관련해서 이 문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철학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전 전 의원은 "오늘 제 블로그는 물론 여옥대첩 카페, 단톡방에 수많은 분들이 의견을 올려줬다"며 "총선 반드시 이겨야 하기에 '휴일의 달콤함', '주말의 편안함' 그리고 일본 국민들처럼 '시카다 나이?'(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잖아?) 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이 나라는 지킬 가치가 있다"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대한민국의 가치 아래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면서 "우리들의 불면의 밤, 그 의미가 있도록 말이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앞서 전날 전 전 의원은 '윤석열 있었기에 한동훈 있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저는 지지했던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며 "윤석열 정부의 총선 압승을 위한 '한동훈 카드'였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지난 대선 피눈물 삼키며 칼맞고 짱돌맞으며 승리했다. 저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이재명 세상' 그 꼴 안 봐서"라면서 "'우리 김정일, 김일성' 찾는 인간이 대통령되면 북한과 뭐가 다르겠나"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제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모든 권력자들과 달리 '오로지 총선 승리'만을 위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결단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김경율 비대위원을 경선도 절차도 거치지 않고 '마포을은 김경율'이라고 선언했다. 저는 제 눈을 의심했다"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자객공천'을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공천 쫘르르'라는 말 듣기 싫어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다. 그런데 영민한 한동훈 위원장이 김경율의 손을 쳐든 순간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항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율 공천을 밀어부쳤다'는 낭설에 루머에 헛소문이 엄청난 속도로 돌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가 막혔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 전 의원은 "'공천을 챙기는 것은 저와 공관위원이 합니다.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접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말"이라며 "공천은 국민이, 당원이 정하는 것"이라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목숨 걸고 대선에 임했다. 우리도 모든 것을 걸었다"며 "저는 '무임승차' 반대한다. 비대위원들 면면 솔직히 '무임승차자' 아닌가"라고 국민의힘 비대위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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