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하루 수면 5시간...자는 시간 아끼며 골프에 몰입했죠”[인터뷰]
“골프는 내 인생의 캔버스…그 위에 많은 것 채워”
“파리올림픽 출전 위해 사우디·싱가포르 대회 참가”
“LPGA투어 시드 다시 받는 건 생각도 안 해봐”
“선수 생활 8번홀까지 왔다…남은 9홀은 은퇴 이후”
프로 통산 64승의 신지애(36)는 ‘자기관리의 신’이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신지애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6년에도 2024년에도 그가 잡은 인터뷰 시간은 오전 10시였다.
8년 전 신지애는 오전 일찍부터 운동을 하고 인터뷰 장소에 나왔다. 원래 아침 6시면 눈이 떠지는 ‘아침형 인간’이다. 비시즌 라운드를 할 때는 오전 4시에 일어나 무조건 첫 팀으로 나간다.
신지애는 “비시즌 때는 하루에 5시간 정도만 잔다. 하루를 꽉 채워 사는 편”이라며 “30대 중반이 넘어가니까 수면 시간을 한 시간은 늘려야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먹는 것도 늘 신경 쓴다. 신지애는 인터뷰 장소인 카페에서 주문한 딸기 케이크 포장을 벗기면서 “사실 디저트는 1년에 5번도 먹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를 묻자 신지애는 “1년 내내 식단 조절을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몸에 좋은 걸 먹기보다 좋지 않은 걸 피하자’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단 음식을 안먹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다만 우승, 노보기 플레이를 할 때만 콜라 한 잔을 마시는 징크스가 있다고. 이미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다행히 이날은 딸기 케이크를 좋아한다며 세 번 정도 손을 댔다.
친구들 은퇴할 때 또다시 전성기…“내겐 골프가 전부”
일본투어 2승, 호주투어 1승, 메이저 US 여자오픈 준우승, 브리티시 여자오픈(AIG 여자오픈) 3위. 지난해 만 35세였던 신지애가 해낸 일이다. 동갑내기 친구들은 이미 상당수가 은퇴했지만, 신지애는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골프를 위해 모든 것을 절제하는 삶은 30대 중반 나이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신지애는 “내가 원하는 컨디션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서 루틴을 확실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면서 “‘내가 연습한 만큼만 결과를 바라자’는 마음가짐을 가졌고,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늘 호주 멜버른으로 전지훈련을 가는 이유도 해가 밤 9시에 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운동할 수 있어서다. 신지애는 “전지훈련이 제일 좋다”며 “아무 생각 안 하고 골프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지애는 골프에 진심이다. 골프채를 잡으면 아마추어도 절대 봐주지 않는다. 주위에서는 ‘이제 즐겁게 골프쳐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경기에 완전히 몰입했을 때가 가장 즐겁다.
신지애는 “돌이켜봐도 저에게는 골프밖에 없는 것 같다”며 “골프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캔버스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골프로 인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었다”며 “골프 덕분에 캔버스 위에 많은 것을 채우는 게 가능했다”고 털어놓았다.
신지애는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세계랭킹 15위까지 올랐다. 6월 24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5위 안에 들면 파리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신지애는 “올해는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메이저 대회 참가도 고려하고 있다.
그늘집 지나 현재 8번홀…파리올림픽까지 노력할 것
지난해 신지애가 LPGA 투어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174만7078 달러(약 22억5000만원). 상금랭킹 1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LPGA 투어는 비회원이라도 CME 포인트 40위 안에 드는 활약을 하면 시드를 준다. 신지애는 CME 포인트에서 4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36위(867.15점)에 해당하는 활약을 펼쳤다.
올해 LPGA 투어에서 활동하면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더 안정적으로 세계랭킹을 올릴 수 있다. 신지애는 이런 제도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제 선택이 너무 가벼울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신지애는 2014년 1월 LPGA 투어 시드를 반납하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미 떠난 곳이라서 다시 돌아가는 건 제 행동에 대해 책임감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신 “지금 제 위치에서 출전할 수 있는 전 세계 대회는 다 나갈 것”이라며 “나이가 있으니 대회에 효과적으로 참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신지애는 현재 자신의 선수 인생을 ‘전반 8번홀’이라 표현했다. 후반 9개 홀은 은퇴 후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자, 그는 “저 20년이나 했어요. 오래 했죠”라며 웃었다.
신지애는 “미국에서 일본투어로 방향을 틀었을 때 그늘집을 지났다”며 “그늘집에서 한 번 쉬었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또래 친구들이 은퇴할 때 이입을 많이 시켜보려고 하는데, 아직 상상은 안된다”며 “지금은 눈앞에 있는 것을 하기도 바쁘다.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굳게 말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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