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천논란`에 한동훈, 이관섭·윤재옥과 비공개 3인 회동…"몰카 공작 대응 우려 공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보통신기술 전문기업 더비즈온에서 '함께하는 AI의 미래' 민당정 간담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윤재옥 원내대표 등 3인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최근 불거진 서울 마포을 '사천'(私薦) 논란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를 향한 여러 당내 우려를 불식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21일 "한 비대위원장과 이 비서실장, 윤 원내대표는 이날 점심 무렵 회동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격의없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이 이날 이 비서실장을 포함한 여권 지도부 등과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자리에 윤 원내대표가 함께 한 것이다. 사실상 여권 수내부 3인방이 비공개로 대책회의를 한 셈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사실상 구두공천하면서 촉발된 '사천 논란'까지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공천이 무너짐으로써 사천공천이라는 불공정 공천문제가 발생되게 해서는 안된다는 문제도 논의했고, 이런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당 지도부가 잘 대응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공천의 불공정성과 사천시비, 공당의 사당화와 낡은 줄세우기의 구태정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깊은 우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 역시 당내에서 사천 공천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것을 한 비대위원장에게 상세히 설명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비서실장은 이 자리에서 한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채널A는 국민의힘 관계자를 인용해 "한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전달받았다. 이 비서실장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대응에 섭섭함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대통령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사퇴설을 일축했다.

한 비대위원장과 이 비서실장, 윤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현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이 비서실장과 윤 원내대표가 지금은 시들해진 몰카 공작 이슈를 왜 여당 내부에서 끄집어 내 논란을 만드는지 한 비대위원장에게 우려를 전했다"며 "이런 문제가 이슈화되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는 우려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을 비롯해 하태경 의원 등이 김 여사 또는 대통령실의 직접적인 사과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을 문제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김 여사가 재미교포 목사 A씨로부터 명품가방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A씨가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영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물품을 구입과정을 사전에 녹화하는 등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 보관된다"고 비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