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단속 잘했는데, 집안 분위기 왜이래…한동훈 발목잡은 명품백 딜레마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4. 1. 21. 23: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취임 한달’ 한동훈 비대위원장
전국 돌며 보수지지층 결집 성공불구
중도 확장까진 미완…黨지지율 답보
김여사 리스크 대응에 용산·친윤계 ‘불편’
18일 오후 저출생 관련 공약인 ‘일·가족 모두행복’이 담긴 국민택배를 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강남구 휴레이포지티브로 들어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로 지명 한 달을 맞았다. 위기에 내몰렸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추락하는 것을 막아내면서 전국을 순회하며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권에서 총선 뇌관으로 불리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할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 위원장이 공천 심사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듯한 모양새를 스스로 연출하는 등 잡음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를 수락한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여당 수장 자리에 올랐다.

한 위원장은 한 달 동안 충청·호남·영남 등 전국을 돌며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김기현 전 대표 사퇴로 혼란했던 당을 수습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앞장을 섰다. 부산을 비롯해 그가 가는 현장마다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팬덤’이 형성되는 모습도 연출됐다.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첫 번째 과제였던 지지층 결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한 위원장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원 결집에 나섰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었고, 현장 시민들의 평가도 좋았다”며 “외연을 확장하고 국민들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지금부터 과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도층 공략까지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촉박하다는게 문제다. 당 지지도는 여전히 답보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36%(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였다. 이는 직전 조사(9~11일)와 동일한 수준이다. 중도·수도권·청년층으로 외연 확장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 등이 총선 정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여당 내부에서 김 여사의 공개적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한 위원장도 “국민이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며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등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지난 19일 “이번 의혹의 본질은 치밀하게 기획된 불법 촬영”이라고 선을 그으며 한 위원장에게 구두 경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2024 충청남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출처=국민의힘]
이에 대해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공식적 입장을 낸 것이 아니며, 대통령실과 당의 원팀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오히려 당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의 일은 당이 알아서 하고, 대통령실 일은 대통령실이 하는 것이 맞다”라며 “다양한 당내 의견들이 표출될 수 있으며, 그것이 당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여당에서는 한 위원장이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하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박빙이거나 험지인 곳에서는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절대 못 이긴다”며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은 ‘더 이상 물어보지 말라’는 식의 여의도 사투리”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한 달은 당정 간 ‘허니문’ 시기였고 이제부터 총선까지 남은 80일은 자칫 살얼음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당은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한 위원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뇌물은 원래 다 의도가 있는 것인데, 왜 김건희 여사의 경우만 ‘준 놈의 의도’를 강조하나”라며 “야당 처벌에는 이현령비현령하는 이 정권의 모습도 기괴하지만, 이런 용산을 방어하겠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준 놈만 나쁜 놈’ 타령도 정말 꼴불견”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이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앞두고 당내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미 한 위원장이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에 대해 당내 반발이 있었다. 공천룰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반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5선 정우택 국회부의장 측은 오는 22일 공천관리위원회에 다선의원 패널티와 관련해 공식 이의제기를 할 예정이다. 정 부의장은 청주 상당에서 19~2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2014년 선거구 개편이 한 차례 이뤄진 만큼 동일 지역구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동일 지역구 3선 의원은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감산하기로 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