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빵·약과 100개씩 쟁여놔야 안심”…미국 빵부심 눌러버린 K베이커리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4. 1. 21. 23: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이커리 수출액 지난해 최고
미국 수출 비중이 24%로 1위
호빵·약과 등 韓 전통 간식부터
케이크·카스텔라도 인기 많아
매장당 빵 종류 400개 넘어 강점
[사진 = 연합뉴스]
한국식 베이커리가 미국 등지의 해외에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커리 수출은 19억9596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3년(7억6106만달러)에 비해 두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미국시장 수출 비중이 2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중국(18%), 일본(7%), 네덜란드(4%), 호주(4%) 순이었다.

특히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36% 급증하며 중국을 넘어섰다. 네덜란드와 호주 대상 수출액도 각각 77%, 23% 뛰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베트남 순이었다.

그동안 아시아권역에서 잘 팔린 한국 베이커리가 서구권으로 세력을 확장한 모습이다. 한국 베이커리의 ‘다제품 전략’이 서구에서도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현지의 기존 베이커리에서 평균 100종류 내외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비해 400개가 넘는 다양한 종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K-베이커리의 특징이다.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는 “소품종을 판매하는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약 400종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기존에 맛보지 못했던 빵을 취식하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생크림 케이크, 단팥빵, 소시지빵 등 부드럽고 신선한 K-베이커리에 반한 미국 고객은 매주 한 시간 이상 차를 타고 오기도 하고, 한 번에 100여 개씩 빵을 구매해 간 뒤 냉동해놓고 먹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종류로 따지면 호빵과 약과 등 한국의 전통 간식부터 케이크, 카스텔라까지 다양하다. SPC삼립은 호빵, 미니꿀약과, 미스터 쉐프치즈케익, 카스텔라류 등 주요 수출 제품 매출이 전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니꿀약과를 비롯한 약과 관련 제품의 경우 70% 이상 수출액이 늘었다.

미국 코스트코와 최대 한인마트인 H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판로를 확대하며 현지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장수 제품인 삼립호빵도 미국 호주 홍콩 유럽 등 전 세계 25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호빵의 수출액은 2022년에 비해 지난해 85% 이상 늘어났다. 드라마, 영화를 비롯해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접한 해외 소비자들이 호빵처럼 가장 한국적인 특성을 가진 식품을 많이 찾는 추세인 것으로 풀이된다.

SPC 관계자는 “미국엔 한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호빵에 익숙하며 수출하고 있는 종류가 가장 많다”며 “미국인들 사이에 한국의 매운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치호빵에 대한 선호가 매우 높은 분위기”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크게 유행했던 연세우유 크림빵도 올해 첫 수출에 나섰다. 편의점 CU가 진출해 있는 몽골과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대만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수출뿐만 아니라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등 베이커리 매장도 해외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미국·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여러 국가에서 4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뚜레쥬르 제품은 현지에서 ‘클라우드 케이크’로 불리는 생크림 케이크로, 현지 버터 케이크와 다른 신선한 생크림 맛에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인기 요소로 꼽힌다. 핑크색의 딸기시트를 응용한 ‘스트로베리 클라우드 생크림 케이크’와 바나나향을 가미한 노란색의 ‘바나나 소프트 크림빵’, 보라색의 타로 플레이버 제품도 SNS에 공유되며 2030 고객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들이 식품안전(위생) 측면에서도 신뢰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식자재를 활용하는 까닭에 맛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수준을 갖추게 됐다”며 “심미성을 높인 포장 디자인도 K베이커리의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에 53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도 매장마다 300종 이상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SPC에 따르면 미국 매장에서는 초콜릿 크로와상, 피넛크림 브레드, 뺑드쇼콜라 등 전통적인 느낌의 제품이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맨해튼 내 파리바게뜨에서는 오피스 상권 직장인 고객이 많은 만큼 시그니처 브루드 커피, 크로와상, 치즈케이크, 햄치즈 패스츄리(패이스트리) 등 식사대용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프랑스에서는 ‘트라디시옹(Tradition)’이라고 불리는 전통 바게트가 인기 메뉴로 꼽힌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