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확대' 중동 화약고 … 바이든·네타냐후 입장차 여전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1. 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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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레바논·이라크서 충돌
이라크 미군기지 피격 이후
홍해선 후티 반군 공습 심화
'두 국가 해법' 美·이 이견 부각
텔아비브선 네타냐후 퇴진 시위
20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빌딩 사이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미국과 친이란 무장세력들 간 공방이 곳곳으로 번지며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도 불협화음만 터져 나오면서 중동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향해 미사일을 쏴 IRGC 고위 정보 관리 등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의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같은 날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레바논 마르와힌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이라크에서는 친이란 무장 세력인 '이슬라믹 레지스턴스'가 미군 기지를 공격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해 미군기지 일부 시설이 파손됐고, 미군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자국이 지원하는 시아파 무장세력을 동원해 미군과 이스라엘군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이 미군 등을 향해 드론·로켓을 발사한 횟수는 최소 143회에 달했다. 홍해에서는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 준비 중이던 대함미사일을 공격했다고 밝히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악화되는 중동 정세를 놓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통화했지만 전후 구상 등에 대한 의견 차이만 부각된 채 끝났다. 양국 정세를 고려하면 두 정상이 결국 다른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전쟁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전화 통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쪽 모든 영토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두 국가 해법'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모든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CNN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구상을 거부하는 것처럼 비친 발언이 모든 형태의 팔레스타인 국가를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 날 네타냐후 총리는 이례적으로 즉각 해당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20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을 반복했고, 이것이 팔레스타인 주권 요구와 상충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후 구상에 대한 인식 차이로 두 정상 간 공조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스라엘 전문가인 에이탄 길보아 이스라엘 바르일란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대선과 각자의 약점 때문에 정치적 고려에 지배될수록 결국 그들이 갈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인질 귀환과 네타냐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20일 텔아비브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가자에 억류된 인질들의 귀환과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위한 조기 총선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은 미국 요청에 따라 전쟁을 저강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가자 남부를 중심으로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강도 높은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전쟁 발발 후 전날까지 누적 사망자는 2만5000명, 부상자는 6만2000명을 넘어섰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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