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10-10’ 기록 나오나…레버쿠젠 상승세 이끄는 ‘특급 풀백’ 등장

[골닷컴] 이정빈 기자 = 유럽 최고의 공격형 풀백이 등장했다. 이번 시즌 레버쿠젠에 합류한 알렉스 그리말도(28)가 왼쪽 측면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보이며 레버쿠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그는 시즌 절반에 도달한 시점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6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창출했다.

레버쿠젠은 21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득점으로 승리한 레버쿠젠은 모든 대회에서 27경기 무패를 달성하며 분데스리가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이날 레버쿠젠은 전반 7분 만에 사비 시몬스(20)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라이프치히의 짜임새 있는 공격에 고전하며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쳤다. 잠시 재정비 시간을 갖고 후반에 돌입한 레버쿠젠은 빠르게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분 그리말도가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네이선 텔라(24)가 차분히 마무리했다.

이후 1골씩 더 주고받은 두 팀은 혈투를 계속 이어갔다. 무승부 가능성이 커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레버쿠젠의 코너킥 상황에서 그리말도가 올려준 공을 피에로 인카피에(22)가 몸을 날려 마무리했다. 많은 슈팅을 퍼부으며 승점 3점을 쟁취하기 위해 혈전을 벌였던 두 팀의 승부는 레버쿠젠의 극장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도움 2개를 올린 그리말도였다. 왼쪽 윙백 역할을 맡은 그리말도는 도움 2개를 비롯해 기회 창출 5회, 슈팅 2회, 드리블 성공 1회, 경합 성공 3회 등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정교한 왼발 킥을 활용해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리말도에게 평점 9점을 전하며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했다.

이 경기에서 도움 2개를 추가한 그리말도는 분데스리가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8도움을 올리며 페드로 포로(24·토트넘), 키어런 트리피어(33·뉴캐슬)를 제치고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쌓은 수비수가 됐다. 더욱 놀라운 건 득점이 없는 포로와 트리피어와 달리, 그리말도는 7골을 기록해 공격수 못지않은 득점력도 갖췄다는 점이다.

그는 프리킥과 중거리 슈팅 능력이 탁월해 박스 바깥에서만 3골을 집어넣었다. 상대팀은 빅터 보니페이스(23), 플로리안 비르츠(20), 요나스 호프만(31)으로 이뤄진 레버쿠젠의 삼각편대를 막기 급급한데, 이들을 지원하는 그리말도의 왼발 킥도 견제해야 하니 고통스러울 지경이다. 그리말도가 남은 시즌 동안 리그에서 3골 2도움을 추가한다면, 빅리그에서 수비수가 10(골)-10(도움)을 달성하는 진기록이 나온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을 거쳐 벤피카에서 뛰었던 그리말도는 지난여름 사비 알론소(42·스페인)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레버쿠젠에 합류했다. 벤피카 시절부터 빅클럽과 종종 연결되며 이름을 알렸는데, 레버쿠젠에 입성한 후 알론소 감독의 지도를 받아 세계적인 풀백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스페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되며 무적함대의 일원이 됐다.

사진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