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동훈에 사퇴 요구…韓 "할 일 할 것" 일축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통령실이 21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할 일 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21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사퇴를 요구한 이유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한 위원장의 대응에 대해 대통령과 측근들 사이에 불만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연일 강조해왔다. 이는 해당 사안의 본질이 '몰카 공작'이고 김 여사는 피해자라고 판단하는 대통령실의 기류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한 위원장의 서울 마포을 출마 지지 발언 등에 대해서도 여권 주류 인사들 사이에서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대위원은 '명품백 논란'에 대해 김 여사의 입장 표명과 사과를 주장해왔다.

또 한 위원장이 최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직접 공개 지지한 것 등을 두고는 시스템 공천의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제기됐다.

윤 대통령이 20일 일부 참모들과 모인 자리에서 "한 위원장이 자기 정치용 사천(私薦)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뜻을 밝히며 함께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면 한 위원장은 사퇴 요구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온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국민의힘 언론 공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밝혀,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김건희 여사 의혹 대응 등을 놓고 온도 차를 보이던 당과 대통령실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한 위원장이 거취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총선을 앞두고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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