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직속부하 한동훈 꽂은 지 한달, 또 개싸움이냐”
유경준 “호가호위하는 인간들의 거짓”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21일 ‘한동훈 사퇴’ 보도와 관련해 “검사들이 한다는 정치의 수준이 고작 이것밖에 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말 밤에 이건 또 무슨 막장 드라마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자신이 만든 김기현을 내쫓고 직속부하 한동훈을 내려꽂은 지가 한 달도 채 안됐는데 또 개싸움이냐”라며 “80일 남은 총선은 어떻게 치르려고 이러나”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무엇 때문에 이런 추악한 싸움을 하는 건가”라며 “보수당은 물론이고 국정을 어지럽히는 이 작태를 당장 그만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을 조금이라도 두려워 한다면 추악한 권력투쟁을 멈추고, 모두 정신 차리고 무엇이 옳은 길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한 위원장을 향해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공천을 시사해 ‘사천’(사적인 공천) 논란이 생기자 적극 대응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비대위원이 ‘명품백 수수’ 등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자 ‘내부 관리’를 못한 질책성이란 분석도 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과거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 경험을 공유하면서 “그 때 모 인사들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공천을 하지 않을 것이면 공천관리위원장에서 내쫒겠다는 식의 협박을 받았다. 기분이 많이 상했고 이 동네가 이런 식이구나 하는 느낌이 확 왔던 기억이 난다”며 “공천과정이나 선거 뒤에 밝혀진 바로는 그 때 당선인의 뜻이라고 팔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위세를 부린다는 뜻)하는 인간들의 거짓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을 겨냥한 대통령실, 여당 주류의 압박이 윤 대통령 본인 뜻이 아니라 주변인들의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팔이’라고 보고 비판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당 공식 채널을 통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관련 보도에 대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이다”는 입장문을 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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