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경율 사천’에 거취 압박···김여사 명품백 지적에 배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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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 한 달 만에 대통령실과 여당 주류 인사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경솔한 전략 공천 의지가 '사천'이라는 비판을 받기 때문이지만 실상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둘러싼 당의 대응을 놓고 용산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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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마포을 출마 깜짝 발표에
친윤 "자기 정치용 내리꽂기" 비판
韓 "국민들이 걱정하실 부분 있다"
김여사 대응도 '용산 역린' 건드려
총선앞 충돌···당정관계 일대 혼란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 한 달 만에 대통령실과 여당 주류 인사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경솔한 전략 공천 의지가 ‘사천’이라는 비판을 받기 때문이지만 실상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둘러싼 당의 대응을 놓고 용산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위원장이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가운데 총선을 80일 앞두고 ‘당정 관계’가 일대 혼란에 휩싸인 형국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과 여당 주류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한 위원장의 사퇴 이유로 내건 문제는 ‘자기 정치용 사천’이었다고 한다. 앞서 한 위원장이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깜짝 발표’한 것이 ‘낙하산 공천’ 논란을 불러와 총선에 악재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친윤 의원들이 제기한 ‘한동훈 책임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수행팀장을 맡아 ‘대통령의 메신저’로 통하는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당 소속 의원 전체가 모인 메신저 단체방에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지가 철회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며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당 안팎에서는 ‘사천 논란’은 명목상 이유일 뿐 ‘한동훈 사퇴론’의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대응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지도부는 당초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의 본질을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당 지지율이 30% 중반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자 한 위원장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한 위원장은 18일 해당 논란에 대해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초 강경한 대응과 결을 달리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19일에는 관련 문제로 대통령실과 갈등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밝히며 강공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의 달라진 메시지가 용산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에는 김 비대위원의 발언들도 한몫했다. 한 위원장이 마포을 국민의힘 후보로 손을 들어준 김 비대위원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해 ‘심각한 일’이라며 “엎드려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련 논란에 수차례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나서면서 당정 관계가 급변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에게 덧씌워진 ‘윤석열 아바타’라는 비판의 시선을 벗어던질 계기이자 총선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수직적 당정 관계’를 극복할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이 용산과의 ‘강대강’ 대결을 선택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당정의 정치 지형도 역시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온 상황에서 당정 간 갈등이 재표결에서 여당의 ‘대거 이탈표’로 이어질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의 한 의원은 “한 위원장으로서는 용산의 이 같은 압박이 쿠데타를 일으킬 명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용산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타개할 선택을 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김예솔 기자 losey27@sedaily.com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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