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요르단전, 이기진 못했지만…나쁘지도 않다
손흥민 선제골에도 경기력 부진
우승 후보 면모 실종 큰 실망감
25일 말레이전 결과 순위 확정
1위 땐 껄끄러운 일본전 가능성
2위 진출 땐 약팀과 16강전 실리
손 “어떤 팀이든 이겨야” 일침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요르단전에서 고전하며 무승부에 그쳐 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이대로 조 2위에 머무르면 F조 선두와 토너먼트 첫 경기를 치르는데, 껄끄러운 상대 일본을 피할 수 있다.
대표팀은 20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1승1무, 승점 4점을 쌓아 요르단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뒤져 2위에 머물렀다.
한국이 조 선두에 오를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25일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1차전에서 한국에 패한 바레인(1승1패·승점 3점)이 요르단을 잡는다면 한국이 1위에 오른다. 요르단이 바레인에 이겨도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다득점 승리한다면 골 득실을 따져 선두를 빼앗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조 선두를 탈환한다면 토너먼트 여정은 오히려 더 험난해질 수 있다. E조 1위는 일본이 속한 D조 2위와 16강전에서 맞붙는데, 일본이 조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라크에 불의의 일격(1-2 패)을 당하면서 조 선두를 탈환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에 다득점 승리를 거두고, 이라크가 베트남에 패한다고 해도 같은 2승1패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에 머무르게 된다.
한국으로선 조 1위의 명분 대신 토너먼트에서의 실리를 생각해볼 만한 상황이다. 조 선두를 하겠다고 말레이시아전에서 무리하게 다득점을 노리다가 경고자가 나온다면 토너먼트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서만 옐로카드를 5장 받았다. 한국은 요르단전에서도 황인범(28·즈베즈다), 오현규(23·셀틱)가 경고를 받으면서 옐로카드 관리가 더욱더 중요해졌다. 조별리그에서 받은 옐로카드 누적 합산은 8강까지 유효하다. 8강에서 추가로 옐로카드를 받으면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한국이 지금 순위를 지켜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일본을 피하고, F조 1위와 맞붙게 된다. F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오만, 키르기스스탄이 있다. 21일 기준 태국과 사우디가 나란히 1승을 거둔 가운데, 골 득실에서 앞선 태국이 선두다. 아직 경기가 남았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사우디 혹은 태국이 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지만 일본보다 덜 껄끄러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다만, 대표팀이 실리를 챙기는 행보를 보일 경우 축구팬들의 정서도 고려해 봐야 한다. 월드컵도 아닌 아시아 무대에서 상대를 골라 피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에 대한 팬들의 반감도 있다.
일단 요르단전에서 보듯 한국이 우승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문제점 해결이 중요한 과제로 주어졌다. 대표팀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들쑥날쑥한 가운데 상대의 강한 압박과 거친 도전에 고전하고 있다. 중원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유기적이고 조직적인 공격 패턴도 잘 보이지 않는다. 흔들리는 대표팀의 공수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시켜 토너먼트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외신 인터뷰에서 16강에서 일본 혹은 사우디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자 한다면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팀과도 마주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풀백 대란’ 현실화…클린스만의 대안은
- 무료 공영주차장 알박기 차량에 ‘이것’ 했더니 사라졌다
- ‘블랙리스트’ 조윤선 서울시향 이사 위촉에 문화예술계 등 반발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미납 과태료 전국 1위는 ‘속도위반 2만번’…16억원 안 내고 ‘씽씽’
- 고작 10만원 때문에…운전자 살해 후 차량 불태우고 달아난 40대
- 평화의 소녀상 모욕한 미국 유튜버, 편의점 난동 부려 검찰 송치
- “내가 죽으면 보험금을 XX에게”···보험금청구권 신탁 내일부터 시행
- 경북 구미서 전 여친 살해한 30대…경찰 “신상공개 검토”
- 가톨릭대 교수들 “윤 대통령, 직 수행할 자격 없어” 시국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