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 질 것 같지 않았다" 장가을, 첫 그랜드슬램 2회전 진출 [24 AO 주니어]
[멜버른=박성진 기자] 한국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주니어 호주오픈에 출전 중인 장가을(오성국TA, 주니어 27위, CJ제일제당 후원)이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생애 첫 주니어 그랜드슬램에 나선 장가을인데 1회전에서 복병으로 여겨졌던 일본의 와일드카드 선수를 꺾었다.
장가을은 21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 15번 코트에서 열린 주니어 호주오픈 여자단식 1회전에서 키카와다 리코(일본, 1499위)를 6-4 7-6(3)으로 제압했다. 주니어 랭킹은 장가을이 훨씬 높지만 키카와다는 주니어 호주오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우승한 복병이었다. 생소한 선수를 상대로 장가을이 값진 승리를 따냈다.
1세트, 두 선수는 4-4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9번째 게임에서 장가을의 예리한 스트로크가 키카와다의 범실을 3번 연속 유발해냈다. 그렇게 키카와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장가을은 이어진 본인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분위기가 달랐다. 카키와다의 서브권으로 시작된 게임이었는데, 3번의 듀스 끝에 장가을이 게임을 내줬다. 게임 포인트까지 먼저 잡아 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마지막 세 포인트는 모두 장가을의 포핸드 범실이었다.
장가을은 이후 연달아 3게임을 내주며 0-4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경기는 3세트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장가을의 반전 드라마가 이때부터 시작했다. 집중력을 되찾은 장가을은 추격을 시작했다. 2-5까지 따라 잡은 뒤 내리 4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역전까지 성공했다(6-5). 12번째 게임에서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해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지만 코트 분위기는 장가을이 완전히 휘어 잡은 뒤였다.
장가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으며 7-3으로 타이브레이크를 잡았다. 장가을의 예리한 공격에 카키와다가 대응해 봤지만 결국 코트 안으로 공을 다시 집어 넣지 못했다. 그렇게 장가을의 첫 그랜드슬램 2회전 진출이 완성됐다.
장가을은 "2세트 첫 게임을 놓친 것이 계속해 생각났다. 다음 게임에서 집중을 하지 못한 것이 0-4까지 벌어지고 만 이유였다"면서 "그렇지만 질 것 같지 않았다.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던 이유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가을은 오늘 경기를 더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 경기 내내 실수가 나오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장가을은 "오늘 더블폴트를 20개 정도 한 것 같다. (8개였다는 기자의 확인에 답하며) 8개 밖에 안 된다고? 그보다 훨씬 많은 줄 알았다. 오늘 서브는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장가을의 언포스드에러 또한 53개로, 42개의 키가와다에 비해 많았다.
그래도 장가을은 "첫 그랜드슬램인데 이겨서 좋다. 커다란 대회고 관중들도 많다 보니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긴장되서 연습 때보다 잘 안됐던 것 같은데, 2세트에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시합은 어디까지 올라가는 것보다 한 게임 한 게임씩 이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야닉 시너를 좋아하는데, 어제 훈련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시너 연습한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코트 옆으로 찾아갔다. 오늘은 웨이트장에서 바로 앞에서 봤다. 기절할 뻔 했다"라며 10대 소녀다운 발랄함도 보였다. 장가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자 시너로 불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장가을은 마지막으로 "부모님, 코치님과 항상 응원해주시는 CJ, 나이키, 헤드, 스포티즌, 전북체육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며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장가을은 당초 2회전에서 예선을 통과한 아스펜 슈만(미국, 주니어 70위)를 만난다. 당초이번 대회 3번 시드, 케이틀린 쿠에베도(스페인, 주니어 6위)가 올라올 것이 유력해 보였으나 슈만이 의외로 쿠에베도를 7-5 6-3으로 완파하며 장가을의 다음 상대로 결정됐다. 랭킹은 장가을이 더 높지만 주니어 6위를 꺾은 슈만의 상승세를 경계해야 한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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