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9건 '음주 진료' 모두 1개월 솜방망이 처벌…법안은 국회서 낮잠
【 앵커멘트 】 지난해부터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의사면허박탈법'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술을 마시고 수술을 하는 건 현행법상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다고 합니다. 지난 5년간 9건이나 적발이 됐는데, 모두 1개월 자격정지에 그쳤습니다. 신용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2일 얼굴을 다쳐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60대 남성은 의료진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집도한 의사에게서 술 냄새가 났기 때문입니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의사는 "저녁 식사 중 맥주를 마셨다"고 음주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음주 의료행위에 대한 규정이 없어 당장 처벌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 의사가 앞으로 받을 처분 또한 '솜방망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음주 의료행위는 '의료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로 볼 수 있는데, 최대 1년 이내의 자격정지가 내려집니다.
▶ 스탠딩 : 신용수 / 기자 - "지난 5년간 적발된 음주 의료행위는 총 9건입니다. 그러나 모두 1개월 자격정지에 그쳤습니다.그나마도 1건은 행정소송으로 자격정지 처분이 취소됐고, 2건도 현재 소송 중인 상황입니다."
국회에서는 5년 전 발의된 '음주 의료 처벌법'이 통과됐다면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는 음주 의료행위 적발 시 면허를 취소하고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법안소위원회에도 오르지 못했고, 21대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인재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코로나19 등 의료계 이슈가 쏟아지면서 음주 의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해 아쉽습니다. 이번 21대 국회 안에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지난해 11월부터 음주운전 등 범죄행위로 금고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음주운전만큼 안전을 위협하는 '취중진료', 더 강도 높은 처벌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MBN뉴스 신용수입니다. [shin.yongsoo@mbn.co.kr]
영상취재: 안석준 기자,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그래픽: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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