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 “선수들 역량 극대화... ‘꾸준한 강팀’ 역할 다할 것”
미래 유망주 발굴 위해 선수들 기량 파악 집중
베테랑 주축 신인 성장 도와 ‘성적·육성’ 잡을 터
“신나면서도 ‘미친 야구’를 하고 싶습니다. 감독은 큰 그림의 윤곽만 잡아줄 뿐 그 안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마음 놓고 그림을 그려나가도록 해줄 생각입니다.” 지난해 11월 인천 연고의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9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숭용 감독(53). 선수 시절 인천 연고의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해 현대 유니콘스와 넥센 히어로즈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이 감독은 풍부한 지도자 경험과 방송 해설위원, 프런트를 통해 안목을 넓힌 준비된 지도자다. 특히 10구단 KT 위즈의 창단 타격코치를 맡아 팀 타선의 체계를 구축했고 코치에서 단장으로 파격 승진해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말 KT와 10년 동행을 마치고 SSG의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 이숭용 감독을 만나 그의 야구 철학과 팀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프로 데뷔 후 6년 동안 뛰었던 무대인 인천으로 24년 만에 돌아온 소감은.
A. 새롭기도 하고, 벅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선수시절 인천에는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굉장히 많다고 느꼈다. 그런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다. 그런 만큼 부담감도 크다. 선수들과 함께 팬들이 기대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감독 취임 후 2개월여 동안 바쁜 시간을 보냈을 텐데.
A. 감독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선수들과 통화를 했다. 언제든지 선수들과 형으로서, 야구 선배로서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소통’과 ‘존중’이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선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려고 애썼다. 또 SSG 랜더스의 문화를 빨리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프런트와도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Q. 구단주께서 ‘성적’과 ‘육성’을 주문했다고 들었다. 미래를 위한 유망주 육성 방안은.
A.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우리 팀에는 많은 조언을 해주고 팀을 끌고갈 수 있는 정말 좋은 베테랑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굉장히 큰 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장 추신수 등 고참 선수들을 축으로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어린 선수들도 폭넓게 기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 간의 경쟁을 통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게 최우선이다.
Q. 2022년 통합우승 영광 재현을 위해서는 마운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A.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와 대만 2차 캠프를 운영하면서 제대로 마운드를 파악하려 한다. 외국인 투수들과 에이스 김광현이 버티고 있고, 오원석 등 다른 선수들도 성장해 나가고 있어 나쁘지 않다. 6선발 까지 고려하고 있다. 투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를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코칭스태프와 함께 살펴보겠다.
Q. ‘소통·원팀·프로의식·자율’을 강조했다. 앞으로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A. 현역 때부터 주장을 다섯 번 정도 맡으면서 깨달은 점은 ‘팀이 있기 때문에 선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뒤에 있는 선수 이름이 아닌 앞에 있는 팀 이름을 위해 원 팀이 돼야 한다. 슈퍼스타들만 데리고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채워 나가면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프로 의식은 간단하다. 유니폼을 입으면 선후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펼쳐야 한다.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 프로다. 감독으로서 프로 의식을 가지고 선수들을 대하겠다. 초보 감독으로서 코칭스태프·선수들과 함께한다면 또 다른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Q. KT 시절 코치에서 단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야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경험 아닌가.
A. 단장이 된 것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일단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가짐 등이 변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늘 공부하고, 메모하고, 준비를 하다 보니 야구를 더 세밀하게 볼 수 있었다.
우리 SSG 랜더스는 명문 팀이다. 베테랑들이 은퇴한 뒤 어떤 플랜을 가지고 남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의 행정 경험을 녹여내겠다.
Q. 1년 농사를 좌우할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캠프를 운영할 계획인지.
A. 흔히 말하는 ‘이숭용의 야구’는 없다.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고 그 선수가 선보이는 것이 우리 팀의 야구다. 감독으로서 큰 틀은 잡아주지만 그 안에 색을 입히고 그 선수를 움직이게끔 하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우선 5선발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머릿속에 그리는 선수도 있고, 얘기를 해야 하는 선수도 있다. 특히 1·2루 내야수와 포수 등은 경쟁을 통해 적임자를 찾겠다.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팀을 완성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Q.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SSG 랜더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스트레스도 풀고, 응원도 부탁드린다. 때로는 어려운 시즌도 있고, 시즌을 치르다 보면 힘든 것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은 박수를 쳐준다면 그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늘 꾸준하고 지속적인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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