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평균 연령 43세… “신체적·감정적으로 완전히 지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대가 높아지는 장병들의 평균 연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장병들의 평균 연령은 약 43세로, 중년 군인들이 전선에서 신체적·감정적인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처럼 우크라이나 군대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젊은 병력의 투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40세 이상 중년 남성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에 자원입대했는데, 2030 세대 병력이 부족해 전쟁 3년째인 현재까지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장병들의 평균 연령은 약 43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영국 등 대부분 국가 군대의 평균 연령이 많아야 20대 후반에서 30대인 것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더타임스에 “평균 연령이 54세인 여단도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제32여단 사령관 트미트로 베를림은 “내 대대 군인 평균 연령은 45세”라며 “그 나이에는 탄약과 방탄복을 최전선에 운반하는 것조차 힘들다. 그러나 부담을 덜어 줄 젊은 군인들의 유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젊은 세대 병력 보강이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작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8세 이상이 되면 자원입대는 가능하지만, 27세가 될 때까지는 국가에서 전쟁에 강제로 동원할 수 없다. 강제 동원 연령을 25세로 낮추는 법안이 추진 중이지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에 비해 절대적인 인구가 적은데, 젊은 병사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의 로만 코스텐코 의원은 “젊은 사람들도 일부 자원하지만, 이들이 대다수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중년 군인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다친 한 50세 병사는 “전쟁 첫날 입대했는데, 이제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것 같다”며 “젊은 병사들은 최전선에 오더라도 격렬한 전투에 그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중년병들은 책임감 하나로 최전선에서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사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을 실망시킬 순 없다”며 “부상이 낫는 대로 다시 최전선에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다른 병사 올렉산드르 아바네소프(55) 역시 “나는 스무살짜리 아이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그들은 우리나라의 꽃이며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하는 존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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