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에 눈물 뚝뚝, 황동현, "실력을 향상시켜 꼭 다시 도전할 것" [24 AO 주니어]
[멜버른=박성진 기자] 경기가 끝나자마자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하지만 응원해준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에 모두 친절하게 응해줬다. 그리고 인터뷰실로 향하는 순간부터 아쉬움의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한번 터진 울음은 도저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소년은 황동현(최주연 TA, 주니어 44위)이었다.
황동현의 첫 그랜드슬램 도전이 첫 경기 만에 마무리됐다. 황동현은 21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 7번 코트에서 열린 주니어 호주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벤자민 구시치 완(영국, 주니어 51위)에 2-6 6-3 5-7로 패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구시치 완의 경기력이 너무 좋았다. 구시치 완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다. 공격에 장점이 있는 황동현인데 위너라고 생각됐던 스트로크가 다시금 살아 돌아오니 황동현의 입장에서는 맥이 빠질 만 했다.
1세트를 2-6으로 허무하게 내준 황동현은 각성한 2세트에서 6-3으로 승리하며 균형을 맞췄다. 1세트 59%에 불과했던 퍼스트 서브 정확도를 2세트 86%까지 끌어 올렸다.
3세트는 둘의 진검 승부가 이어졌다. 공격의 황동현과 수비의 구시치 완이었다. 5-5로 팽팽히 맞선 11번째 게임을 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불길한 징조가 이때 보였다. 30-30에서 구시치 완의 백핸드가 네트를 맞고 힘없이 황동현의 코트 안으로 떨어졌다. 팽팽한 랠리 대결을 이어가고 있던 중 나온 허무한 실점이었다. 황동현은 코트에 드러누우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황동현은 끈질기게 따라 붙으며 구시치 완과 3번의 듀스 상황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구시치 완의 서브 에이스가 나오고, 이어진 랠리에서는 포핸드 위너가 정확히 사이드라인 위에 떨어졌다. 그렇게 브레이크 게임에 실패했다.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는 황동현이 다음 서브 게임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집중력이 약간 흔들렸다. 더블폴트와 스트로크 실수가 연이어 나왔다. 그렇게 황동현은 게임을 내줬고, 경기도 끝나고 말았다.
황동현은 분명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이날 경기에서도 29개의 위너를 터뜨리며 현장을 찾은 수많은 한국 관중들의 환호성을 유발했다.
하지만 에이스는 3개에 그쳤고, 언포스드에러는 52개나 됐다. 아쉽게 아웃되는 볼들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실수로 내준 점수가 위너보다 훨씬 많았다. 경기에서 패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치였다.
황동현은 "관중이 이렇게 많은 곳에서 시합해서 긴장이 많이 됐다. 내 공을 못 치고 나온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나는 나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고 긴장감을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코트에) 들어가보니 긴장이 많이 됐다"라며 "상대 선수에게 축하하고 너무 잘 했고, 계속 더 잘 하길 바란다"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평상시 연습하던 코트보다 (스피드가) 빨랐는데, 이런 부분을 미리 생각해서 대비했어야 했다. 그 부분이 미흡했었다. 서브 미스가 별로 없었고, 끝까지 따라 붙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이번 경기에서 잘 된 것 같다. 미흡한 부분은 훈련을 통해 꼭 보완할 것이다"라고 오늘 경기를 자평했다.
국제적인 테니스 명문인 IMG아카데미에서 훈련 중인 황동현은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올해 목표는 상위권 선수들에게 이긴다는 목표보다 그런 선수들이 나와 경기할 때 '질 수도 있겠구나'라고 경계심을 느끼게 해줄만큼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지도해주시는 코치진 모두에게 너무 감사하다. 훈련을 통해 꼭 발전해 다음 번에 그랜드슬램 대회를 뛰면 오늘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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