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들, 학원·수영장 등 취업제한 시설서 ‘버젓이’ 근무

취업제한 기관서 일한 522명 적발
수영장 등 28% 최다… 사교육 27%
성범죄 신고의무 예외시설 다수
“정부·지자체 점검 적극 나서야”

최근 6년간 취업제한 기관인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일하다가 적발된 성범죄자 2명 중 1명은 학원과 체육시설에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취업제한을 어겨 적발된 성범죄자는 500명이 넘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7∼2022년 취업제한 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적발된 성범죄자는 522명이다. 연도별로는 △2017년 24명 △2018년 163명 △2019년 108명 △2020년 79명 △2021년 67명 △2022년 81명이다. 성범죄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최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거나 관련 기관을 운영할 수 없게 법원에서 취업제한 명령을 받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시설별로 보면 당구장·볼링장·수영장·도장 등 체육시설에서 일한 성범죄자가 146명(28.0)으로 가장 많았다. 학원·교습소·개인과외교습자 등 사교육 시설 근무자가 143명(27.4%), 경비업 법인 43명(8.2%), 피시방·오락실 등 게임제공업 41명(7.9%), 의료기관 34명(6.5%), 특수교육지원센터 25명(4.8%), 학교나 위탁 교육시설 21명(4.0%) 등 순이었다.

정부는 매년 취업제한 대상 기관 내 성범죄자 근무 여부를 조사해 적발·해임 조처하고 있다. 시설이나 기관을 혼자 운영할 경우 해당 시설·기관을 폐쇄토록 한다. 2022년 적발된 81명은 정부가 54만곳 341만명을 대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적발된 522명은 모두 해임 등 조처됐다.

지난해 10월12일부턴 성범죄자 취업제한 기관에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청소년복지시설 등 2300여곳이 추가됐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고의무기관에도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시간제 보육서비스지정기관이 추가됐다. 해당 기관 종사자는 직무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다만 성범죄자 취업제한 기관인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고의무기관에는 포함되지 않는 기관이나 직종도 여전히 다수로 나타났다. 피시방 등 게임시설과 도장·수영장 등 체육시설이 대표적이다.

양경숙 의원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성범죄자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한 경우가 여전히 많아 우려스럽다”며 “신고 의무 대상 기관을 늘리고,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 아동·청소년이 성범죄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