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인3각 초거대 특허전용 AI 전략

2024. 1. 21. 19: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시형 특허청 차장

영화 '터미네이터'에 초거대 인공지능(AI) 스카이넷이 등장한다. AI의 AI라 불리는 초거대 AI는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 기존 AI보다 학습과 판단 능력이 인간에 더 가깝게 개선된 형태다. 챗GPT 등장으로 초거대 AI는 법률 등 지식서비스를 보조하며 우리 일상과 산업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컴퓨터나 인터넷만큼 혁신적 변화를 이끌며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세계는 미국과 중국을 선두로 초거대 AI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우리 정부도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민·관이 협력해 추진할 것임을 밝힌바 있다. 방안에는 특허청이 '초거대 특허전용 AI'를 선도적으로 구축해 정부혁신을 견인하고, 기업의 초거대 AI 개발에 필요한 특허데이터를 개방하는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초거대 특허전용 AI가 실현되면, 특허 심사·심판의 모든 과정에서 AI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 세계 5억7500만여 건에 이르는 특허문헌을 검색해 선행기술들과 관련성이 기재된 보고서를 심사관에게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연간 55만 건이 넘는 산업재산권 출원이나 심판청구된 사건의 기록을 분석해 통지서나 심결문 초안도 작성해 줄 수 있다. 기업은 개방된 특허데이터를 활용해 초거대 AI 언어모델, AI 특허 검색·분석, 기계번역, 출원명세서 작성 등의 서비스를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초거대 특허전용 AI 구축과 특허데이터 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어떻게 협력해야 할까? 함께 해서 일심동체가 되어야 우승할 수 있는 2인3각 경기가 주는 지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인3각 경기는 두 사람이 다리를 묶고 함께 달리는 게임으로, 둘 중 한명이 빨리 달린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두 선수가 어깨동무하여 별체이지만 하나의 몸이 되어 동일한 목표점을 공유해야 한다. 둘째, 두 선수가 구호를 외치며 보폭과 속도를 맞춰야 한다.

하나의 몸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같이하듯이 초거대 특허전용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혼연일체로 협력해야 한다. 서로 지혜를 모아 AI 모델을 연구하고 대량의 학습데이터를 구축해 학습시키며, 개발한 AI의 성능을 평가·실증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AI 상표이미지 검색, 기계번역, 챗봇상담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과 협약을 맺고 연구개발을 추진해 세계 최초로 초거대 특허전용 AI 언어모델을 개발했다. 앞으로는 개발된 AI 모델을 기초로 특허 검색·분류, 통지서·심결문 작성 등 심사시스템을 본격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으로, 두 선수가 보폭과 속도를 맞추듯 AI 학습용 특허데이터를 개방하는데 있어서 특허청은 데이터의 항목, 형태, 제공시기를 수요자인 민간 기업의 요구에 맞추어 개방해야 한다. 데이터의 양이나 질이 떨어지거나 항목이나 형태가 민간의 수요와 맞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특허청은 현재 17개국 특허공보 등 119종, 95TB의 특허데이터를 구축해서 민간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요구에 맞게 특허도면, 상표·디자인이미지, 기계번역용 언어쌍 등 15종, 4억4000만 건의 AI 학습용 특허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

목표는 초거대 특허전용 AI를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목표가 있고 우리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출발선을 떠났다. 2인3각 경기는 두 선수가 결승점까지 떨어지지 않고 호흡을 맞춰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각국의 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이때, 우리나라 팀이 2인3각 경기의 지혜를 빌어 일심동체로 국가 AI의 눈부신 도약을 이루어내기를 갑진년 새해 소원으로 빌어본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