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옥스퍼드 법학자는 왜 일상언어에 주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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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통상적으로 법을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명령'으로 여긴다.
법을 삶과 동떨어진 것처럼 여기고, 실제로 일상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뜨리려 한다.
법적 개념과 현상들을 적절하게 설명하려면 법의 기저에 있는 우리 삶의 실재, 즉 사회적 사실들을 살펴야 한다.
특정 시대나 특정 장소의 법에 적합한 이론이 아니라, 언어의 용법과 그 배후 맥락을 살펴 모든 시대의 인간사회에서 나타난 법에 적용 가능한 이론을 목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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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휘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우리는 통상적으로 법을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명령'으로 여긴다. 법을 삶과 동떨어진 것처럼 여기고, 실제로 일상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뜨리려 한다. 그러나 20세기 법실증주의를 대표하는 허버트 하트(1907∼1992)에 따르면 법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다. 법은 우리 삶의 행동 지침이자 비판 기준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규칙'이다. 법적 개념과 현상들을 적절하게 설명하려면 법의 기저에 있는 우리 삶의 실재, 즉 사회적 사실들을 살펴야 한다. 하트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표현과 용어를 매개로 사회 속 법의 본성, 유형, 역할 등을 밝혀내려 한 이유다.
허버트 하트는 영미 법철학계에서 가장 성공한 학자로 꼽힌다. 영국에서 유대계 재봉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옥스퍼드대학에서 고대사와 철학을 전공한 후, 법정(法廷)변호사를 거쳐 옥스퍼드대학 교수를 지냈다. 그는 옥스퍼드 일상언어학파의 중심인물로서 언어철학의 도움을 받아 법철학을 다시 철학·사회학·정치학의 중심으로 복귀시켰다고 평가받는다. 하트는 법 실무의 이론적 문제들에 천착하기보다 '법이란 무엇인가'란 오랜 질문에 철학적 통찰로 답하려 했다. 특정 시대나 특정 장소의 법에 적합한 이론이 아니라, 언어의 용법과 그 배후 맥락을 살펴 모든 시대의 인간사회에서 나타난 법에 적용 가능한 이론을 목표로 했다.
책은 열 가지 키워드로 하트의 법철학을 세밀하게 살핀다. 책에는 하트가 1961년 출간된 대표 저서 '법의 개념'에서 개진한 이론뿐 아니라 다양한 학자들에게 받은 영향과 비판을 수용해 수정한 내용까지 빠짐없이 담았다. 독자들은 하트가 '언어철학'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내적 관점과 외적 관점'이나 '일차적 규칙과 이차적 규칙'을 구별한 기준은 무엇인지 등을 명쾌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로 있다. 법철학, 법사상사, 법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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