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극무대로 돌아온 배우 정일우 "30대 나이에 맞춘 인생 캐릭터 찾는 중"
■ 방송 :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끊임없이 변화하려 한다.' 이번엔 새로운 도전으로 연극 무대에 돌아왔습니다. 배우 정일우 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뵈면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의 모습이 그대로여서 말씀하실 때 더 윤호 모습이 보여요. 웃으실 때 특히 더 그대로세요. 그런데 벌써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군요. 그 작품 한 뒤로.
[정일우/배우 : 그렇죠. 저도 까마득한 옛날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또 요즘에 다시 역주행이 되다 보니까 또 많은 분들이 또 얘기해 주시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앵커]
가끔 다시 보실 때도 있습니까?
[정일우/배우 : 채널을 돌리다가 저도 우연히 이제 재방송하는 걸 보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제 작품들을 잘 못 봐요. 그래서 또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저는 채널을 돌립니다.]
[앵커]
그런데 그때만의 그 풋풋함과 젊음의 얼굴 이미지 분위기라는 게 또 있잖아요. 정일우 씨에게도 정말 소중한 역할이기도 했죠.
[정일우/배우 : 그럼요. 지금까지 제가 올해로 이제 18년째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밑거름이 되어준 작품이고 또 정말 데뷔작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작품이지 않나라고 생각을 해요.]
[앵커]
말씀하신 인터뷰 중에 보니까 윤호의 역할이 캐릭터가 강했기 때문에 그와 좀 다른 걸 좀 많이 찾고 싶었다라고 하셨더라고요. 물론 데뷔작으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에 너무 이미지가 국한되지 않을까 싶어서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정일우/배우 : 20대 때는 특히 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뭔가 더 다른 캐릭터들을 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은데 제가 이제 30대가 되고 보니까 그 이미지를 깬다기보다는 좀 더 발전된 캐릭터로 만들어 나가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요즘에.]
[앵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 찰떡인 캐릭터를 또 30대 때는 또 만나는…
[정일우/배우 : 그렇죠. 제가 30대에 저에게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런 캐릭터를 또 만나면 또 저의 또 인생 캐릭터가 하나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인생 캐릭터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렇군요. 팬들이 청개구리라고 부르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 어떻게 아세요?) 찾으면 다 나와요.
[정일우/배우 : 네 맞습니다.]
[앵커]
참 의외라고 생각을 했어요. 청개구리 같은 면모가 있으시구나…
[정일우/배우 : 글쎄요. 저도 조금 엉뚱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팬분들이 또 원하시는 이미지가 있는데 저는 사실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고 나서도 무언가 계속 다른 걸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팬분들은 이제 제가 <거침없이 하이킥> 끝나고 무언가 로맨스 드라마나 이런 것들을 찍었으면 하셨는데 저는 사극을 또 도전을 했고 그런 거에서 굉장히 다양한 도전을 하다 보니까 또 그런 별명이 붙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래도 팬들은 청개구리라 부르면서도 여전히 애정과 지지를 보내잖아요. 내 마음대로 해주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 도전을 다 응원하고 지지하는. 그래서 이번에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왔습니다. <거미여인의 키스> 사실 퀴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일우/배우 : 사실 매체에서 다루기 힘든 그런 작품이나 그런 깊이가 있는 캐릭터를 뭔가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항상 그런 열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이 작품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고요. 비단 저희 작품은 성소수자의 이야기만 다루는 게 아니라 정말 사랑이란 그 자체의 어쩔 수 없는 쓸쓸함과 애절함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지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을 그리는… 극 중 남자지만 자신을 여자라고 믿는 '몰리나' 역할을 맡았습니다. 어떤 부분에 좀 많이 주안점을 두세요?
[정일우/배우 : 아무래도 이제 가장 기본적인 겉으로 드러나는 말투나 손짓이나 행동 같은 것들이 있는데 제가 요즘에 평상시에도 굉장히 여성적으로 말하려고 노력을 해요. 연극을 하는 동안에는 '몰리나' 그 자체가 되려고 항상 노력을 하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그런 것들이 제 몸에 배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제 커피 드실 때도 이렇게…
[정일우/배우] 이런 것도 있고 뭐 얘기할 때 그러니까 이런 손짓이나 이런 것들이…
[앵커]
매번 이렇게 연습을 좀 하다 보니까 체내화 돼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이렇게 연습하시면서 유독 정일우 배우가 애착이 가는 라임. 대사들이 있잖아요. 혹시 그 대사가 뭔지 살짝 스포해 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정일우/배우 :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나 있는 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런 대사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요즘 현대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사실 나 자신이 있는 대로 표현하고 싶지만 사회에서는 사실 또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저 또한 굉장히 공감을 했었던 대사이고 그렇지만 '몰리나'는 정말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자기애가 굉장히 충만한 캐릭터거든요. 그런 캐릭터를 보면서 또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 대사에서 정일우 씨도 약간의 위안을 얻은 것 같아서…
[정일우/배우 : 네 저도 항상 저는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 그거는 저 혼자 속에 뭔가 고요의 외침 같다는 생각도 있고 그래서 항상 그게 힘들죠.]
[앵커]
자신의 배우 생활에 대해서 20대는 조급하고 불안했다. 30대가 되면서 유연해졌다. 물론 나이가 흐름에 따라 유연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나름의 계기가 있었습니까?
[정일우/배우 : 아무래도 저에게 20대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하면 제가 좀 아팠었기 때문에 그런 시간들을 겪다 보니까 정말 하루하루 감사함을 갖고 또 제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아직 저는 한참 더 깨져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이 들고 또 그런 시간들이 있어야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이미 사실 더 깨지고 부딪히고 일어나야 된다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이미 한 차례 많이 단단해지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정일우/배우 : 그렇죠. 뭐 아직 제가 30대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드러나진 않지만 제 나름대로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은 합니다.]
[앵커]
조금 더 다양하고 유연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악역을 해보고 싶다라고 언급하신 걸 봤어요.
[정일우/배우 : 악역은 사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을 해요. 저에게도 이런 악이 있다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또 좋은 악역 캐릭터가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인생의 목표다. 그렇다면 정일우 씨가 정의하는 좋은 배우란 무엇일까요?
[정일우/배우 : 좋은 배우. 정말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것 같은데요. 저는 배우는 사실 배우의 상상력은 시선에서 나온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다양한 시선 그리고 편견 없는 시선. 타인의 아름다움을 찾다 보면 그런 시선에서 이 사람을 공감하고 또 이해하고…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시선으로 작품도 바라보고 캐릭터도 분석하다 보면 좀 더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캐릭터가 나오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세상에 관심을 갖고 따뜻한 시선으로 다가가는 그런 관점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알겠습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정일우/배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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