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최영준, '파격빌런 속 살아있는 연기진심의 멋'(인터뷰)[종합]

박동선 2024. 1. 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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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소시오패스 워커홀릭 '가토' 그 자체에 집중, 새로운 인물에 저도 신기해” 배우 최영준이 '경성크리처' 시즌1의 실질적 핵심빌런 '가토'로서의 경험들을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카페 골목숲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에서 열연한 배우 최영준과 만났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최영준은 극 중 옹성병원의 핵심인물이자, 경성크리처를 탄생시킨 장본인 가토 중좌로 열연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신인류 진화 미명하에 인체실험에 광적으로 몰입하는 소시오패스로서의 광기연기는 시청자들에게 파격적인 경악감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또한 윤중원(조한철 분)·윤채옥(한소희 분) 부녀부터 마에다(수현 분), 이치로 원장(현봉식 분) 등 주요 배우들과의 대립에서 비쳐지는 냉철함과 날카로움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최영준은 인터뷰 동안 소탈하면서도 다정한 인상과 함께, '경성크리처' 속 열연을 되짚는 동시에 자신의 연기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콘텐츠 공개 소감?

▲오랫동안 기다림 끝에 공개됐다. 저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지만 드라마도 괜찮고, 색다른 인물로 서 있으니 신기하더라. 늘 함께하는 극단 동료들이나 주변에서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힘이 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기존과는 다른 파격적인 변신, 일본군이라는 설정에 따른 부담은 없었나?

▲역사적인 부분들은 당연히 알고 있고, 공부를 따로 했다. 하지만 가토라는 인물을 택하고 만드는 데는 시대적 배경보다 인물 자체에 좀 더 집중했다.

연기하는 배우로서 제가 캐릭터를 버린다면 완전히 나가떨어진 모습이 될 것이기에, 제작진이 '선함과 악함의 표현들이 어떠한 인물인지 궁금해서'라는 말을 토대로 캐릭터 자체에 집중했다.

-뮤지컬, 연극 등 많은 분량을 정확히 해야하는 작품들을 많이 해왔던 최영준,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의 지점이 좀 달랐을 듯 한데?

▲물리적으로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대본을 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말씀 그대로 외우거나 하는 부담은 많이 없었지만, 연기감각이나 심적인 준비과정이 대본보다 더 중요했다.

좀 더 다중적인 매체연기 톤에 맞게 이번 '경성크리처' 가토 역시도 캐릭터가 지닌 다양한 성격들은 물론 현장 호흡들을 새롭게 되새기며 접근하고자 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 중 가토는 일본군이라는 설정을 떼고 보면, 자신의 일에만 집착하는 소시오패스 캐릭터다. 배우로서의 접근과 표현은?

▲정확하다. 광적인 소시오패스, 감독님과도 그렇게 이야기를 나눴다. 정당성 유무를 떠나 자신의 일을 떳떳하게 하는 사람처럼 생각했다.

비주얼적으로는 날카로우면서도 우아한 느낌이었으면 한다는 감독님의 지시와 함께 체중감량을 했다. 그와 함께 작품 전반에 비치는 사물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나 음색적인 부분들에 집중했다.

-극 전반의 다크감을 강조하는 가토 캐릭터다. 직접 본 결과물에서 가장 잘 나온 부분은?

▲채옥(한소희 분)과 만나 엄마 세이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과 옹성병원 폭파시 탈출 등 두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우선 채옥과의 장면은 그 자체로 제가 조금만 공들이고 호흡하면 잘 나올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옹성병원 폭파 탈출신은 더욱 신중했다. 살려고 하면서도 연구결과물인 나진을 챙기려고 애쓰며 비척대는 모습까지 나의 일거리와 생존 모두를 챙기는 본능적인 모습을 좀 추접스러운 톤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스로도 극악스럽게 느껴졌던 장면?

▲10부 명자(지우 분)의 아이를 꺼내는 신이었다. 8부 촬영하면서 받은 대본으로 장면을 확인할 때부터 정말이냐고 몇 번을 확인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극악스러운 장면에서도 웃는 가토의 모습에서 '사람은 정말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장태상 다음으로 대면인물이 많은 가토다. 한소희·조한철·수현·현봉식 등 현장에서의 호흡은?

▲연구대상인 크리처화된 세이신을 제외하고는 관계점이 없기에, 심정적인 호흡은 없다. 오히려 외롭다는 생각도 할 정도였다(웃음). 현장 인물들과의 소통은 정말 좋았다.

쿨하면서도 다정한 수현은 물론, 빈센조때도 함께 했던 (조)한철 형님은 함께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한소희 배우는 '이런 애가 있나' 싶을 정도로 강한 내면과 열정, 의외성이 많은 친구였다. (박)서준 배우와는 현장 접점이 잘 없었지만 빈센조 속 송중기 배우와 마찬가지로 시원시원한 대장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현봉식 배우는 이전 우리들의 블루스 때 어떻게 연기해야할 지 보여준 (박)지환 배우처럼 워낙 잘하는 친구로 믿고 의지했다. 7년 전쯤 연극무대로 처음 봤을 때 범상치 않았던 비주얼의 배우였는데, 현장에서 마주하니 대선배들과의 많은 작업을 해왔던 성실함 그대로 현장의 분위기를 자신에게 잘 가져오는 것을 느꼈다. 많이 배웠다.

-작품 전반의 액션감을 따라 표현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아스달연대기 때 사인을 따라 접근하기 바빴고, 빈센조때는 너무 부담돼서 잠도 못잘 정도였다.

지금은 좀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어설퍼보일 수 있으니까 조심스럽다. '경성크리처'에서 액션이었다면, 무술이 아닌 총격액션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빈센조-경성크리처 등의 갖춰진 연기, 우리들의 블루스 방호식의 감성연기. 어느 쪽이 잘 맞는지?

▲결과물에 따라 다를 뿐 접근은 같다. 대본을 받고 준비하다보면 얼른 손에 잡히는 무언가 하나씩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때처럼 감성연기 부분은 신파로 비치지 않으면서도 공감을 느끼게 할만한 감정톤을 최선을 다해서 보여야 간신히 보이기에, 그를 조절하는 부분이 어렵다.

이번 '경성크리처' 가토와 같은 연기는 제가 못 가진 것들을 공부하고 훈련한 느낌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운다.

-시즌2 예상도?

▲두루뭉술하게 말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딱 보면 알만큼 직관적으로 임팩트 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과 연극, 매체연기 모두를 이어가는 열일행보, 그 비결은?

▲체력적으로는 아직 괜찮다. 심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공연을 해야할 때라고 느끼곤 한다. 후배들이나 동료들의 고민을 함께 공감하기도 하고, 작게나마 힘이 돼줄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 생각한다.

또한 그러면서도 제 스스로의 내면에 있는 연기적인 정체감 또한 덜어낼 수 있다는 것도 한몫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2002년 그룹 '세븐데이즈' 데뷔 이후 활동 22년을 맞이했다. 아티스트 최영준은 어떤 모습인가?

▲거짓없는 사람, 그게 핵심이다. 그만둘 용기가 없어 힘든 것도 버텨낸 한동안을 넘기면서도, 일하는 것에 있어서는 거짓없이 해왔다.

외골수같아 보이지만 그게 지금까지의 제 힘이고,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배우로서 중요한 것들을 더 하면서도 앞으로도 그 마음은 유지하고 싶다.

그렇게 멋지게 일하는, 오래 일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최근 주로 보고 있는 장르는?

▲주변에서 제가 느와르를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을 한다. 저 역시 최근 관심이 그렇다. 넷플릭스 '마인드 헌터' 등 색감 짙은 형사물이나 미국드라마 등을 유심히 보곤 한다.

-2024년 계획은?

▲매체연기로서는 6년차다. 올해는 시상식 가고 싶다(웃음). 제대로 평가받는 데 올라서는 게 목표다. 작품적으로는 드라마와 영화 촬영중인 것이 있고, 고심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다. 꾸준히 모습을 비출 것 같다.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대중에게 기억되고픈 배우 최영준은?

▲처음 시작때도 그렇지만, 제 스스로에게 폭넓게 캐릭터 스펙트럼이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 그대로의 모습으로 비치면서도, 저만의 서사가 느껴지는 그러한 연기를 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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