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의 배터리ON] 잘나가던 양극재, 수익성 `악화일로` 이유는?
[편집자주] '박한나의 배터리ON'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배터리 분야의 질문을 대신 해드리는 코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다양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낱낱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잘 나가던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 성적표를 받거나 적자 전환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업체들의 2022년 연결 기준 실적은 파죽지세였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LG화학과 엘앤에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무려 330%, 501.6% 증가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상황은 달라졌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매출은 6468억원, 영업손실은 280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2%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연간 별도 기준으로도 22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제품 평가손실 900억원, 원재료 평가손실 1603억원 등 총 2503억원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됐다.
실적발표를 앞둔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6788억원, 영업이익은 4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8% 줄고, 영업이익은 49.94%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비엠이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는 리포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에코프비엠이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해 4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과 상상인증권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추정치를 각각 373억원, 102억원으로 제시하며 적자전환을 예상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3464억원, 영업이익은 314억원대로 추정된다. 내화물·라임·화성 등 기초소재 부문에서는 흑자를 거두지만, 양극재를 다루는 에너지소재 부문에서는 양극재 판매 부진, 수율 안정화 지연 등으로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LG화학의 양극재 사업이 속한 첨단소재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LG화학의 양극재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91.6%, 전년 대비 70.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양극재 '빅4'로 불리는 이차전지 소재기업들의 상황이 1년 사이 완전히 변한 것이다.
한 배터리소재업체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외하면 881억원"이라며 "미국 보조금을 제외하면 셀메이커들도 힘들다며 양극재 구매량을 줄이는 상황인데, 그 아래에 있는 소재사들은 더 힘들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로 갈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전환 속도라는 목소리다. 한 예로, 포드는 예상보다 낮은 전기차 수요 때문에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대신 내연기관 픽업트럭 레인저와 레인저 랩터, 스포츠유틸리티차 브롱코와 브롱코 랩터의 생산을 늘린다.
포드는 이미 켄터기 배터리 공장 건설도 연기했다. 제너럴모터스도 지난해 10월 40억달러 규모의 미시간주 전기 픽업트럭 공장 개장을 1년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전기차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배터리업체에 주문이 줄고, 연달아 이곳에 소재를 납품하는 양극재 업체들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직격타는 이차전지 소재들의 실적이 광물 가격에 연동된 데서 왔다. 광물 원가를 2~3개월의 기간을 두고 판가에 연동하는 계약 특성상 광물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면 양극재 판가도 오르면서 실적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광물 가격이 하락세라면 비싸게 주고 산 광물로 만든 양극재를 저렴한 가격에 팔아야 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양극재 생산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은 14개월째 하락세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2022년 11월 14일 ㎏당 581.50위안을 기록한 이후 지속 떨어져 지난 18일 ㎏당 86.50위안을 기록했다. 약 85% 급락한 수치다. 니켈 역시 2022년 3월 7일 톤당 4만2995달러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톤당 1만5870달러(18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정말 힘든 상황"이라며 "리튬 가격이 폭락하면서 재고자산평가 손실액이 영업이익을 대부분 깎아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튬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 한 양극재 판가를 올릴 수도 없고, 전기차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예상 대비 저조해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할 것 같은데, 지금은 리튬 가격의 반등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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