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소탕·인질 구출 ‘두마리 토끼’ 쫓는 이스라엘…내부서도 비관론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4. 1. 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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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태가 100일을 넘긴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인질 구출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하마스 소탕작전과 인질 석방이 양립할 수 없는 목표라는 현실론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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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 내에서 이동 중인 모습. [로이터 연합]
팔레스타인 사태가 100일을 넘긴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인질 구출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하마스 소탕작전과 인질 석방이 양립할 수 없는 목표라는 현실론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100일 넘는 전쟁에서 만족할만한 군사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군 최고 수뇌부에서도 하마스 제거와 인질 석방이라는 전시 목표의 단기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지휘관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전시 내각의 전략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인질 석방은 군사적 수단이 아니라 외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즈가 접촉한 이스라엘 장군 4명은 하마스 완전 해체를 위한 전투가 장기화할 경우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측 인질들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을 130여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침투해 약 240여명을 납치했는데 이 중 100여명은 협상을 통해 지난해 11월에 풀려났다.

하지만 인질 협상을 현재 멈춰버린 상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하마스 전체 서열 3위 인사가 사망하자 추가 인질 협상을 중단했다.

장군들은 이스라엘에 수감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교환하는 등의 외교적 합의가 인질 석방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을 정하지 않은 네타냐후 총리의 모호한 태도가 전장의 군인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 없이는 가자지구 점령과 관련한 단기적 전술도 결정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미 가자지구 처리 방안을 두고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이자 현재 전시내각 각료인 가디 아이젠코트 크세네트(의회) 의원은 지난 18일 “군사작전을 통해 인질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라며 정부 내부의 균열을 드러냈다.

인질 가족 등도 “정부의 인질 석방 노력이 미흡하다”면서 연일 고강도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즈가 확보한 이스라엘군 문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당초 작년 12월까지 가자지구의 3대 도시인 가자시티와 칸유니스, 라파에서 ‘작전통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으나, 1월 중순인 현재도 가자 최남단 도시인 라파로 진격하지 못했다.

또 이스라엘이 최우선 제거 목표로 삼은 하마스의 야히야 신와르, 모하마드 데이프, 마르완 이사 등 최고 지도자들도 여전히 살아있다.

하마스의 군사 거점인 지하터널의 파괴도 쉽지 않다. 이스라엘은 좌우 길이가 25마일(40㎞)에 불과한 가자지구 땅 아래에 건설된 터널의 길이는 450마일(72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터널이 너무 길고 부비트랩으로 방어되어 있어 터널 탐지와 파괴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안보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리그 교수는 “전쟁이 교착상태여서 인질을 석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며 “만약 군이 인질을 구하러 하마스의 지하터널로 들어간다면 인질은 부비트랩으로 총격전으로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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