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SV 1위' 불명예, 당연히 클로저 장담 못 한다…신인왕 명성 되찾을까

김민경 기자 2024. 1. 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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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원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직 마무리투수는 결정하지 못했다. 조웅천 투수코치와 이야기하는 중이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 시즌 마무리투수를 누구에게 맡길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우완 정철원(25)이 너무도 불안했기 때문. 정철원은 지난해 블론세이브 9개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부문 2위는 나란히 7개를 기록한 김범수(한화 이글스)와 노경은(SSG 랜더스)이었다. 정철원은 34차례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13차례 세이브에 성공했다. 뒷문을 안정적으로 지켰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정철원은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2021년까지는 단 한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입대 전인 2018년과 2019년 15경기에 등판해 51⅓이닝을 던졌다. 프로에 와서 그리 많은 공을 던진 투수가 아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22년 본격적으로 1군 입성을 노릴 때 직구 구속을 150㎞까지 끌어올리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입대 전에도 배짱 있는 투구는 펼쳤지만, 직구 구속이 140㎞ 중반대로 그리 빠르다는 느낌을 주진 못했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정철원의 급성장에 놀랐고 곧장 1군 기회로 이어졌다.

정철원은 2022년을 완벽히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배짱 있는 투구로 눈도장을 찍으며 단숨에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58경기, 4승, 3세이브, 23홀드, 72⅔이닝, 평균자책점 3.10으로 맹활약하며 늦깎이 신인왕이 됐다.

당연히 두산은 지난해도 정철원을 중용했다. 이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경험 있는 홍건희에게 마무리를 맡기고, 정철원은 셋업맨으로 활용했다. 홍건희까지 가는 과정에서 필승조 계산이 어긋나면 정철원이 원상복구하는 임무를 주로 맡았다. 멀티이닝 투구가 잦았던 배경이다. 시즌 후반에는 흔들리는 홍건희를 대신해 마무리투수까지 맡으며 많은 공을 던졌다.

두산 내부적으로는 정철원이 2022년부터 갑자기 많은 공을 던진 여파가 언젠가는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시점이 마무리투수를 맡은 시점과 맞물릴 줄은 몰랐다. 정철원은 시즌 막바지에 갈수록 체력적으로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강속구를 더 살려줄 변화구가 부족하다 보니 투구 수도 자연히 늘었다. 지난해 67경기에서 7승6패,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면서 2022년과 마찬가지로 72⅔이닝을 책임졌다. 2년 통틀어 145⅓이닝을 던져 팀 내 불펜 2위에 올랐다. 해당 기간 리그 전체 불펜투수 이닝 2위기도 하다. 팀 내 1위이자 리그 1위는 김명신(158⅔이닝), 홍건희(123⅔이닝)는 팀 내 3위였다.

▲ 정철원 ⓒ 두산 베어스
▲ 정철원 ⓒ 두산 베어스

이 감독은 현재 여러 후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일단 지난해 마무리로 활용했던 2명 모두 불확실하다. 정철원은 안정감이 떨어지는 걸 확인했고, 홍건희는 여전히 FA 시장에 있어 당장 전력 구상에 포함할 수가 없다. 다른 필승조 김명신과 박치국은 세이브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은 투수들이다.

그렇다고 올해 입단한 19살 신인 김택연을 상수로 둘 수도 없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고, 완성도 높은 슬라이더까지 갖춰 당장 1군 전력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차기 마무리투수로 키울 계획을 세워뒀다. 구단의 바람대로 김택연이 성장한다면 KIA 타이거즈 마무리투수 정해영처럼 어려도 뒷문을 맡기겠지만, 지금은 어떤 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김택연은 일단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게 먼저인 선수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며 "지난해 불펜 투수들이 후반기에 힘이 떨어졌다. 진정한 승부는 여름 지나고 30경기 남은 시점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타선에서 도와주지 못해 투수들이 힘들었다"며 불펜 과부하를 걱정했다.

당장 외부 보강 계획은 없으니 있는 전력을 더 꼼꼼히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팀 내에서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는 투수는 정철원 외에도 김강률(통산 45세이브), 이영하(7세이브) 등이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투수를 홍건희에서 정철원으로 바꿨는데, 아직 조웅천 투수코치와 이야기하고 있다. 벌써 보직을 결정하기보다는 시범경기까지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정철원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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