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골든타임 끝" vs 이낙연 "협력해야"…빅텐트 `밀당`
제3지대 전반선 통합론 우세
국민의힘 탈당파 주축의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의 제3지대 연대론이 '줄다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1일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서 3지대 빅텐트론에 대해 "2월 초순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며 "이번 주가 큰 분수령이 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중에 '감지할 수 있는' 일들이 생길 것이라며 추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현재 양당구도를 '대단히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한 그는 지난 20일 개혁신당 창당대회 축사에서도 "시대적인 과제를 위해 우리 모두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손을 내밀었다.
개혁신당 간판으로 추대된 이준석 대표는 △각 당이 지역구를 분배해 입후보 △지역구는 단일기호로 출마하되 비례대표는 당별로 선정 △완전한 합당 등 3가지 연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당이 창당한 다음 날 합당하는 건 코미디 아닌가. 빅텐트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다. 완전한 합당 대신 비례대표 후보를 따로 공천하고 지역구 후보는 교통정리를 거쳐 내는 '느슨한 연대'를 바란다는 해석이 나왔다.
3지대 전반에선 통합론이 우세하다. '원칙과 상식'의 이름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미래대연합의 조응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모두 축사에서 3지대 빅텐트를 역설했다. 소위 '낙준(이낙연·이준석)연대'에 비관적 전망을 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단일대오로 4월 총선을 맞이한다면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갈등 표출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나를 욕해도 상관없고 다른 생각을 드러내도 상관없는데 익명 인터뷰로 칼을 꽂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비빔밥' 테두리를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의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지하철 무상이용 혜택 폐지' 공약에도 "하나의 대안"이라며 비판 대신 협의 의사를 보였다. 새로운미래는 오는 27일 전북도당 창당을 예고했고, 호남부터 지역구 선거 채비에 나섰다.
빅텐트에 미온적인 이 대표의 입장을 두고는 주도권 다툼 포석일지, 합당 거리두기일지 예측이 분분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1월이고, 2016년 국민의당(안철수 의원 주도)의 경우 2월에 창당했다"며 "바람을 일으킬 시간이 충분한데 '빅텐트가 늦었다'고 말하는 건 상대의 조바심을 자극해 기선을 잡으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비주류 출신 신당들의 경우 합당 유인이 높을 것이라고 봤다.
외국 사례와 같은 '정파 등록제'가 없는 만큼 빅텐트 합당에 들지 못하는 세력은 입후보해도 정당기호 순번에서 불이익을 크게 볼 수 있고, 개혁신당도 완전히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게 신 교수의 전망이다. 다만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합당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까지 병립형 회귀와 준연동형 유지를 놓고 벌이는 거대양당의 비례제 협상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주진 퍼블리커스 대표는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 손잡으면 자기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져 '같이가기 어렵다'고 볼 것이다. 최대한 국민의힘 지분을 가져와야 하는데 희석되는 게 싫을 것"이라며 "합당 시 비례대표 순번도 문제가 된다. 준연동제로 가면 병립형이 아닌 이상 합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기호 3번 유불리'도 옛날 시각이다. 지역구는 연대하고, 비례는 자신들의 친정을 공략하자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통합 러브콜에 대해선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통 큰 정치를 표방하는 것" 이라며 "(비이재명계 등) 진보 정치세력은 다 뭉칠 것인데 계속 외연확장을 해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호·임재섭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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