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B] '초대형 군납비리' 공익 제보자의 수상한 행적
'뉴스B' 시간입니다. 5년 전 벌어진 사상 초유의 고등군사법원장 뇌물수수 사건. 당시 뇌물을 법원장에게 직접 전달했던 어묵업체 임원이 검찰에 제보하면서 사건이 드러났고, 본인의 처벌까지 감수한 이 제보자는 그해 공익제보자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 년이 지난 지금, 이 제보자의 수상한 행적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JTBC '뉴스룸'/2019년 11월 6일]
우리 군 최고법원은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이죠.
이 법원장은 현역 장성입니다.
그런데 이모 법원장이 군납업체에서 1억여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정황이 나와서…
이동호 당시 고등군사법원장에게 뇌물을 준 당사자로 지목된 건 경남 사천의 어묵업체 만구수산 정희석 대표입니다.
어묵을 군에 납품하면서 편의를 봐달라며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청탁대가로 돈 건네신 거 맞나요?} …]
이 전 법원장은 징역 4년, 정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사천경찰서장, 창원지검 통영지청 수사계장도 정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살거나 옷을 벗었습니다.
수사를 받던 육군 중령은 영장실질심사 직전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군.검.경이 모두 엮이고 고등군사법원장이 불명예 전역한 유일한 사례로 '초대형 군납비리'로 기록됐습니다.
연 매출 200억 원이던 만구수산은 수사 직후 폐업했습니다.
[만구수산 인근 어민 : 모를 수 없는 회사지. 삼천포 만구수산 하면 모르면 간첩이지. 그 큰 회사가 망할 줄은 생각도 못 했지.]
이 사건은 내부고발로 시작됐습니다.
만구수산 임원이자 이 전 법원장에게 직접 돈을 줬던 당사자인 장모 씨가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한 겁니다.
정희석 대표의 지시로 돈을 전달했다는 내용, 왜 장씨는 자신의 처벌까지 무릅쓰며 제보를 했을까.
장 씨는 원래 정희석 대표와 30년 지기 친구였습니다.
정희석 대표는 장 씨를 회사 임원에 앉히고, 50억 원 상당이 들어간 장례식장 대표로도 세웠습니다.
[정희석/전 만구수산 대표 : 저는 이제 뭐 다 잃었습니다. 친구 한 놈 때문에 제 인생 완전히 망쳤죠.]
그런데 장 씨는 임원의 직위를 이용해 수 년 간 회삿돈을 빼돌려 왔습니다.
[노씨/전 만구수산 임원 (2017년 6월 / 박정태와의 통화) : 장 씨 카드 너무 많이 쓴다. {아 그래요?} 나 오늘 카드 2개 다 한도초과됐어. {그럼 2천만원이잖아요. 그건 배임에 횡령까지 걸리는 건데.}]
정희석 대표에게 들킨 장 씨는 처음엔 용서를 구하다…
[장씨/2019년 9월 (정희석과의 통화) : 희석아, 내가 모든 거 다 진짜 포기하고 다 할게. 걱정하지 말고 진짜로.
{뭘 포기한단 말이고.} 장례식장이고 뭐고 내가 다 아무것도 내가 안 할게. 희석아, 나 한번만 좀 살려줘라.]
횡령으로 고소당하자 서울중앙지검에 고등군사법원장 뇌물수수 사건을 제보했습니다.
이후 장씨의 횡령 사건 수사는 4년 간 멈춰있었습니다.
[장씨 (2023년 11월) : {정희석 씨는 배신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몇 가지만 여쭤볼게요. 몇 가지만 여쭐게요. 다치십니다. 왜 그러셨어요? 미안하지 않으세요?} 진실은 다 밝혀집니다. {진실은 밝혀진다 하셨는데 떳떳하시면 잠깐 내려오셔서 말씀해주시죠. 잠깐 내려와서 말씀해주시죠.}]
※자세한 취재 내용은 웨이브(Wavve)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 6회 ( https://www.wavve.com/player/vod?landing=season&programid=C9901_C99000000120 )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VJ :한재혁·이지환·허재훈 / 영상자막 : 이서연 / 리서처 : 이채빈·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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