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뒤덮은 홍콩發 공포… H지수 ELS 사실상 '스톱'

김현정 2024. 1. 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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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사실상 중지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H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금액은 246억원(20일 기준)에 그쳤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연초 이후 8045억원가량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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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원금손실 우려에 위축
올 들어 246억원 발행 그쳐
3년전 판매상품 올 속속 만기
주저앉은 H지수에 불안 확산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사실상 중지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H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금액은 246억원(20일 기준)에 그쳤다. 지난해 4월 발행 규모가 8300억원에 달했으나 H지수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12월에는 1522억원으로 축소됐었다.

지난해 1월 H지수 기초 ELS 발행액은 1100억원가량이었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1월 H지수 기초 ELS 발행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의 4분의 1에 그칠 전망이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의 가격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서 상환받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상당한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H지수 급락 여파로 ELS 손실 우려가 커지자 구두 지침을 통해 2016년 11월부터 H지수를 기초로 한 ELS의 경우 전분기에 상환된 액수만큼만 발행토록 규제해왔다. 이에 따라 상환액이 많으면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는 달에 신규 발행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곤 했다.

그러나 H지수 기초 ELS의 상환이 지면되면서 1월인데도 신규 발행은 2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H지수 손실 공포가 금융권을 뒤덮고 있어서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하락률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 선을 넘어섰으나 지금은 5100대로 내려온 상태다. 2022년 10월 말에는 5000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문제는 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부터 속속 돌아온다는 점이다. 전체 잔액의 79.6%에 해당하는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연내 도래하는데 1·4분기 3조9000억원, 2·4분기 6조3000억원 등에 집중돼 있다.

코스피200지수를 기초로한 ELS 발행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 1월 발행금액은 7562억원가량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3423억원에 불과하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연초 이후 8045억원가량 발행됐다.

증권사들의 ELS 발행 위축은 자금 확보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ELS와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기업 여신업무를 확대하고, 채권을 인수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H지수 ELS 파장이 커질 경우 증권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채권 발행시장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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