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탄에… 동계청소년올림픽 비상

배상철 2024. 1. 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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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면서 동계청소년올림픽 일부 경기 일정이 변경되고 행사가 취소되는 등 대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대회 첫날인 20일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루지 여자 싱글 경기는 관람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며, 야외에서 펼쳐지는 바이애슬론 등도 관중이 거의 없는 텅 빈 상태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청소년올림픽대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날까지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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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에 발목 잡힌 관람객 ‘노쇼’…텅 빈 경기장엔 선수들만 구슬땀
경기 일정 변경·행사 취소 속출
수도권 체감온도 영하 20도 예고
바이애슬론 등 관람객 수 손꼽아
스키 등 야외 설상경기 무료개방
인력 1만명 투입… 제설작업 총력
강원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면서 동계청소년올림픽 일부 경기 일정이 변경되고 행사가 취소되는 등 대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악천후로 인해 입장권을 예매한 관람객이 경기 당일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예약부도)도 속출하고 있다. 동계청소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강원도는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논란을 빚은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대회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제설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폭설이 내린 백두대간 대관령에는 21일 눈꽃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과 관광객이 몰려 겨울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남자 알파인스키 슈퍼대회전은 폭설로 인해 1시간30분 미뤄진 오후 1시30분에 열렸다. 알파인스키 종목은 야외 경기장인 정선 하이원 스키리조트에서 진행된다. 앞선 20일에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 열린 스키점프 남녀 노멀힐 개인전 경기가 기상 악화로 인해 1시간씩 앞당겨졌다. 조직위는 “기상 변화에 따라 경기 일정이 변동되고 있다”며 “공식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폭설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강릉하키센터 앞 외부 아이스링크에서 진행 예정이던 쇼트트랙 이준서 선수의 ‘아이스 원 포인트’ 레슨이 취소됐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도 원 포인트 레슨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눈과 비 때문에 취소됐다.
관람객 체험행사도 취소 ‘불똥’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강원 강릉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인근 페스티벌 사이트 ‘씽씽 슬라이딩’에 21일 기상 악화로 운영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19일 개막한 동계청소년올림픽은 강릉에 44㎝의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 악화 탓에 행사 일부가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강릉=연합뉴스
무대공연과 DJ 스케이트 등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사도 잠정 중단됐다. 폭설로 인한 신고도 접수됐다. 동계청소년올림픽 선수단의 짐을 보관하고 있던 텐트에 눈이 쌓여 붕괴가 우려된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긴급 제설에 나서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쌓인 눈의 양은 강릉 왕산 44㎝, 삽당령 40.5㎝, 삼척 도계 38.8㎝, 미시령 32.2㎝, 태백 22.9㎝ 등이다.

이번 주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에 달하는 최강 한파가 예상된다. 이날 오후 9시 서울·인천·경기 일부·강원 등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21일 폭설이 내린 백두대간 대관령 일원이 온통 흰 눈에 덮여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22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 낮아지겠다. 특히 2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1도에서 0도 사이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매우 추울 전망이다. 출근 시간대 빙판길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이 전했다.

화요일인 23일은 5∼10도 더 낮아져 더욱 추워질 것으로 예보됐다. 아침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 10도 이하(중부 내륙·경북 내륙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곳이 많고, 낮 기온도 0도 이하(중부지방 영하 5도 이하)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영하 13도까지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과 전라권, 제주도는 23일까지 눈이 예상된다.

궂은 날씨로 경기장을 찾는 관광객 발길이 끊어지면서 노쇼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회 첫날인 20일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루지 여자 싱글 경기는 관람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며, 야외에서 펼쳐지는 바이애슬론 등도 관중이 거의 없는 텅 빈 상태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조직위원회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스키나 바이애슬론 등 야외에서 열리는 설상 경기는 예매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강릉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컬링 등 빙상 경기에 한해서는 현장에서 표를 발권하기로 했다. 표를 예매한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치킨 쿠폰을 제공하는 등 이벤트 정보를 담은 메일을 발송해 홍보에 힘쓰기로 했다.

강원도는 지난해 여름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재현되지 않도록 제설작업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도는 제설장비 953대와 제설인력 1만2237명을 투입해 제설제 6000t를 청소년올림픽 경기장으로 가는 도로에 뿌리고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경기장 진입도로 구간은 도와 삼척시 등 3개 시·군이 협업해 제설에 나서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청소년올림픽대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날까지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릉=배상철 기자, 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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