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혁수대' 겨냥 공습 vs 이란 "보복" 천명… 중동 확전 위기 계속
'잠재적 핵 보유국' 이란과 '비공식 핵 보유국'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이 사흘 만에 전격 화해로 봉합됐지만, 가자지구 전쟁의 확전 불씨는 또 다른 곳에서 계속 피어오르고 있다. 이번엔 이스라엘군이 20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겨냥한 공습에 나섰다.
이뿐이 아니다. 이라크의 미국 공군 기지는 친(親)이란 민병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레바논에서도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국은 또 홍해상 선박을 공격해 온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미국과 이란을 등에 업은 무장단체들 간 충돌이 중동 곳곳으로 번지면서 역내 긴장 수위도 최고도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다짐… "'이 사정권' 미사일 과시"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가해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IRGC 관계자 5명이 숨졌으며, 이 중 한 명은 고위급 정보 책임자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있던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 본부를 파괴한 지 닷새 만에 이뤄진 군사적 대응이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천명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란은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스라엘의 도발적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란엔 적절한 시기, 장소에서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직접 충돌 가능성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3월 1일 총선을 앞둔 이란 정권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도 가만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일 수 없는 탓에 어떤 식으로든 앙갚음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달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전 IRGC 4주기 추모식 폭탄 테러 후 15일 이라크 모사드 기지, 시리아 알레포의 이슬람국가(IS) 근거지 공격에 나선 것과 비슷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BBC방송은 "이란의 갑작스러운 공격은 이 지역이 얼마나 위험한 곳이 됐는지 보여 준다"고 짚었다. 특히 이란은 사거리 1,230㎞인 자체 개발한 탄도미사일 헤이바르 쉬칸을 알레포에 쐈다. 더 멀리, 더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만방에 과시한 것으로, 이스라엘 본토 역시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라크·레바논·예멘서도 연일 무력 공방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서도 포성이 울렸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라크 서부의 알아사드 공군 기지가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일부 미군 병사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현지 무장세력 이슬라믹 레지스턴스가 곧바로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점령군에 대한 저항이자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시온주의 단체의 학살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홍해 역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날 홍해 쪽으로 발사 준비 상태였던 후티 반군의 대함 미사일 3기를 파괴했다. CNN은 "최근 열흘 사이 6번째 미군의 후티 공격"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접경 지역인 레바논 남부에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계속됐다.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20일 레바논 남부 바주리에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 알아디사 지역의 헤즈볼라 전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군 기지를 세 차례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제는 작은 돌발 변수 하나가 또 다른 전면전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는 "제한적 반격을 넘어서는 확전 가능성은 낮지만, 가자지구 전쟁의 안갯속 국면에서 자칫 오판을 하면 분쟁이 더욱 확산·격화할 수 있다는 위험이 크다는 걸 상기시켜 준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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