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체제 한달만에 … 與 내홍 폭발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4. 1. 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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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한동훈 비대위원장
親韓 인사 김경률
명품백 대응 강경 목소리
대통령실 불쾌감 표출
국힘 지지율 답보상태
중도 확장 성공 못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로 지명된 지 한 달을 맞았다. 위기에 내몰렸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추락하는 것을 막아내고 전국을 순회하며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권에서 총선 뇌관으로 불리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할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 위원장이 공천 심사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듯한 모양새를 스스로 연출하는 등 잡음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를 수락한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여당 수장 자리에 올랐다.

한 위원장은 한 달 동안 충청·호남·영남 등 전국을 돌며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김기현 전 대표 사퇴로 혼란했던 국민의힘을 수습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앞장섰다. 부산을 비롯해 그가 가는 현장마다 지지자가 몰리면서 '팬덤'이 형성되는 모습도 연출됐다.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첫 번째 과제였던 지지층 결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한 위원장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원 결집에 나섰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었고, 현장 시민들 평가도 좋았다"며 "외연을 확장하고 국민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지금부터 과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도층 공략까지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촉박하다는 게 문제다. 당 지지도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36%(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였다. 이는 직전 조사(9~11일)와 동일한 수준이다. 중도층·수도권·청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 등이 총선 정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여당 내부에서는 김 여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한 위원장도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며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등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지난 19일 "이번 의혹의 본질은 치밀하게 기획된 불법 촬영"이라고 선을 그으며 한 위원장에게 구두 경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공식적 입장을 낸 것이 아니며 대통령실과 당의 원팀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오히려 당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 달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의 일은 당이 알아서 하고, 대통령실 일은 대통령실이 하는 것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여당에서는 한 위원장이 수직적 당정 관계를 개선하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박빙이거나 험지인 곳에서는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절대 못 이긴다"며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라는 한 위원장 발언은 '더 이상 물어보지 말라' 식 여의도 사투리"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한 달은 당정 간 '허니문' 시기였고 이제부터 총선까지 남은 80일은 자칫 살얼음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적 친윤석열계인 이용 의원은 이날 당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의 발언을 인용하며 "설득력 있는 사과 불가론을 제기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위원장의 줄 세우기 공천 행태에 실망해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야당은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한 위원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뇌물은 원래 다 의도가 있는 것인데, 왜 김건희 여사의 경우만 '준 놈의 의도'를 강조하나"라며 "이런 용산을 방어하겠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준 놈만 나쁜 놈' 타령도 정말 꼴불견"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앞두고 당내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미 한 위원장이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에 대해 당내 반발이 있었다. 공천 룰에 대한 현역 의원들 반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5선 정우택 국회부의장 측은 22일 공천관리위원회에 다선 의원 페널티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할 예정이다.

[신유경 기자 / 박윤균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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