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은 진정 대통령의 역린인가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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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김건희 명품백' 사건은 국민의힘과 그 지지자들조차 입에 담아선 안되는 일인가.
김 비대위원이 명품백 사과를 가장 많이 요구한 인사인 점과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한 위원장을 만나 김 여사 건 대응에 윤 대통령의 섭섭함을 전하며 지지 철회를 밝힌 것이 그 증거다.
지금 국민의힘과 국정 지지율이 고만고만한 것은 윤 대통령이 명품백 건에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위원장 역시 18일 명품백 건 대응에 "아쉬운 점이 있다",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는 정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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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이날 공천 논란 등과 관련해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는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철회했다는 소식과 동시에 나왔다. 이들은 겉으로는 한 위원장이 얼마 전 김경율 비대위원을 마포을에 공천 추대하고, 다선 의원들이 우려할 자의적인 공천 룰을 내놓은 것을 탓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명품백 사건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하다. 김 비대위원이 명품백 사과를 가장 많이 요구한 인사인 점과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한 위원장을 만나 김 여사 건 대응에 윤 대통령의 섭섭함을 전하며 지지 철회를 밝힌 것이 그 증거다. 또 여권 인사가 모 매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치적 결별이 아닌 인간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한 것도 한 위원장이 사석에서 형님으로 모셔온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지금 국민의힘과 국정 지지율이 고만고만한 것은 윤 대통령이 명품백 건에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년 기자회견이라도 열어 윤 대통령이 설명하고 사과할 기회를 자연스레 만들면 될 일을 질질 끌다가 1월 하순에 접어들어 이젠 ‘신년’ 타이틀을 쓰는 것도 겸연쩍어졌다. 윤 대통령이 왜 기자회견을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해선 2주 전 본인이 쓴 ‘핫이슈’ 칼럼 <尹 신년 기자회견 언제까지 검토만 할텐가> 에서 상세히 써놨으니 더 말하고 싶지 않다.
한 위원장을 지지했던 많은 국민이 그에게 기대한 것은 그동안 다른 사람이 못한 일을 해내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대통령실의 ‘행동대’ 정도로 여겨졌던 당정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의회 권력인 여당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해서 대통령의 독선적 이미지를 씻는 것이다. 김 여사 건도 여당 건의를 대통령실이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해명에 나선다면 명품백 건과 불소통 건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위원장 역시 18일 명품백 건 대응에 “아쉬운 점이 있다”,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는 정도에 그쳤다. 어떤 점이 아쉬운지에 대한 부연 설명이 전혀 없으니 그 발언 자체야말로 아쉬움이 크다. 물론 윤 대통령을 배려하고 국민눈높이에 맞춰 적절한 타협 수준의 발언이지만 과거 그가 보여준 속시원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날 그가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검토를 재차 꺼냈지만 국민은 과거 일의 해명을 듣고 싶은 것이지 이를 막기 위한 방지책은 차후일 뿐이다
사과나 변명도 시효가 있는 법이다. 명품백 몰카 사건으로 두 달 넘게 공격 당하고 국정 지지율은 정체돼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계획적인 몰카로 망신주기 한 행위는 무도하고 부당하다. 국민은 범행자를 두둔하면서 김 여사를 비난하는 게 아니다. 여당 일각에서는 명품백 건 해명 자체가 몰카 범행에 면죄부를 준다고 하는데 가방 수령과 분리해서 논할 몰카 범행을 갖고 사안을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
이제 한 위원장이 총선 때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졌다. 대통령실은 비대위원장 거취는 당이 논할 일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의 지지 철회 의사가 드러난 이상 한 위원장 역할은 힘을 받기 어렵다. 국민의힘 지지자라면 비대위원장 취임 한달만에 몰락 상황을 보면서 허망함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총선이 끝나고 그 때가 아쉬운 변곡점이었다고 땅을 치지 않으려면 지금처럼 망가져서는 안된다. 총선 승리가 목표라면 하루 빨리 수습이 필요하다. 허수아비 비대위원장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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