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겨울숲을 바라보며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1. 21. 17: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혼의 관점에서 보면 겨울나무는 다 내려놓은 것이다.

상처 주는 언어, 가시 돋친 행동 때문에 누구나 항구적인 유죄 상태가 된다.

그것은 모든 나에게 부과된 하루치의 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중략)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일부

영혼의 관점에서 보면 겨울나무는 다 내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회심은 참으로 어렵다. 떨쳐내지 못하고 던져버리지 못하는 사이 또다시 죄를 저지르며 산다. 상처 주는 언어, 가시 돋친 행동 때문에 누구나 항구적인 유죄 상태가 된다. 그것은 모든 나에게 부과된 하루치의 죄다. 길거리의 겨울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다 내려놓으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