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카톡 하던 독일인 친구 "왜 이렇게 유창해졌어?"…`갤S24 울트라` 써보니
"AI(인공지능)를 의미있게 적용해 많은 사람들이 즐기도록 하고 싶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사 첫 AI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선보이며, 선언적 의미의 AI가 아니라 일상에 다가갈 수 있는 AI를 구현하겠다고 자신했다.
'갤럭시S24 울트라'를 미리 써 본 결과 '손에 잡히는 AI'가 느껴졌다. 삼성전자가 자신한 AI 기능 중 '실시간 통화'는 아직 실용성 면에서 고개가 갸우뚱했지만, 실시간 문자번역은 언어 장벽을 허물어 주는 느낌이었다. 검색과 사진 편집에서도 AI의 파워가 느껴졌다. 스마트폰의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려 '손안의 비서'로 삼을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 담론에 머물던 AI를 손끝으로 구현한 결과다.
◇삼성 키보드로 독일 친구와 '카톡'해보니 = "왜 이렇게 유창해졌어?"
21일 독일에 사는 현지 친구에게 갤S24 울트라의 실시간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물으니 감탄의 반응이 나왔다. 삼성 키보드에 문구를 쓰고 AI의 '별' 아이콘을 눌러 '대화 번역'으로 상대방 언어를 설정하면 한국말로 작성해도 독일어로 메시지를 보내준다. 상대방이 보낸 독일어 메시지는 바로 한국말로 보여준다. 각자의 언어를 쓰면서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안부 외에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독일의 정치 상황은 어때?"라고 물어보자 독일어(Wie ist die Politische Situation in Deutschland?)로 번역됐다. 그러자 "몇 주 동안 농부들이 건설장비로 거리를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다"(Seit ein paar Wochen protestieren Bauern, indem sie mit Baumaschinen die Straßen besetzen)'는 답변이 한국말로 돌아왔다.
◇ 실시간 통화 통역, 유용하지만 통화중 말 겹치기도 = 화제가 된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도 유용했다. AI 기능을 활용해 전화를 걸면, 실시간 통역 기능을 이용한다는 멘트가 상대방에게 안내된다. 순차통역이기 때문에 통역에 시간이 걸린다는 힌트를 줄 수 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는 '온디바이스 AI'를 쓰는 만큼 보안 우려가 없는 게 강점이다. 다만, 식당 예약같이 간편한 용건은 무리 없겠지만 깊은 대화에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순차통역이기 때문에 1~2초 가량 지연시간이 있어 서로의 말이 겹치는 경우가 빈번했다. '뮌헨'이나 '옥토버페스트(뮌헨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 같은 고유명사를 말할 때는 '미네'나 '민해'로 전달되는 등 인식률에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깔끔한 현지어를 구사하지 않고 제3의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과 대화할 경우 소통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비싼 국제전화가 늘어지면 통화 요금이 걱정될 수도 있다.
실시간 통화 통역은 최신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다국어 데이터를 사전 학습해, 더 고도화할수록 개선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디바이스 AI인 만큼 해외에서 실시간 대화 통역을 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 궁금한 장소 동그라미만 쳐도 한번에 검색= 구글과 협업해 탑재된 검색 기능인 '써클 투 서치'는 유용함이 돋보였다. 웹서핑이나 유튜브 시청 중 궁금한 정보가 있으면 홈 버튼을 길게 누르고 동그라미를 그리면 바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울트라의 경우 S펜이 내장돼 더 깔끔하게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검색 앱을 써야 했던 단계를 줄여준 셈이다. 지난 연말에 갔던 포르투갈 여행 사진을 보다 궁금한 부분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검색하자 바로 '트램28', 포르투갈 리스본의 운송 서비스라는 결과가 떴다. 포르투의 명소 '렐루서점'의 천장 사진에 동그라미를 치자 '렐루서점'이라고 검색 결과가 바로 나왔다. 유튜브 쇼츠의 라이브 커머스 영상 등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검색하면 바로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다.
사진 편집도 AI로 똑똑해졌다. 100배 줌까지 가능한 울트라 모델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을 찍고 '생성형 편집'을 통해 타워를 옆으로 옮기자 빈자리가 채워줬다. 사진이 기울어도 바로 세워준다. AI가 잘려나간 사물의 부분을 메꿔 자연스러운 사진을 완성해준다. 이렇게 편집된 사진은 왼쪽 하단에 '워터마크'가 표시돼 AI로 편집된 사진임을 알려준다.
◇ AI로 업무도 간편, '갤노트' 계승한 울트라 =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 회의를 녹음하면 AI가 회의록 요약을 해주고 각종 기사나 글도 요약해줘 빠르게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본지 기사 내용을 삼성인터넷으로 접속한 웹사이트에서 번역 기능을 설정하자 바로 영문이나 다른 언어로 번역해줬다. 다만, 생성AI의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업무에 활용할 때는 오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삼성전자는 연내 1억대의 모바일 기기에 생성AI를 탑재할 계획이다. 전작인 갤럭시 S23, 갤럭시 플립5·폴드5 등이 대상이다. 김영집 삼성전자 MX사업부 언어AI팀장(부사장)은 "이용자들이 최고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2025년 말까지 무료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후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SW(소프트웨어)뿐 아니라 HW(하드웨어) 변화도 엿보인다. 전작의 엣지 디스플레이와 달리 플랫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반듯하고 얇아져 세련된 느낌을 줬다. 이번 모델에는 티타늄 소재가 처음 적용됐다. S펜이 내장돼 '갤럭시 노트' 팬들에게 환영받을 것 같았다. 개방성과 협업을 내세운 삼성전자가 애플의 폐쇄전략을 누르고 AI폰 경쟁에서 이길 지 주목된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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