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돌려막는 서민들… 카드사 대출금리 나홀로 상승
햐향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권의 대출금리와 달리 카드론 등 카드 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다.
카드 대출은 은행 대출이 막혀 벼랑 끝에 몰린 중·저신용자들이 찾는 급전 창구다.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와 경기침체의 충격파가 저소득층에게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61%로 집계됐다. 전달(11월) 평균 금리(14.46%)와 비교해 0.15%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리볼빙 평균 금리는 16.68%로 전달(16.64%)보다 0.04%p 소폭 올랐다.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전달(17.70%)보다 0.17%p 오른 17.87%이었다.
저신용자의 카드 대출 이자 부담은 크게 불어났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7.19%를 기록했다. 전달(11월) 평균 금리(17.04%)보다 0.15%p 오른 수준이다. 삼성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18.11%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카드(18.01%), BC카드(17.96%), 신한카드(17.16%), 현대카드(17.1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리볼빙 역시 법정 최고 금리(20%)에 달하며 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8.63%로 전달(18.60%) 대비 0.03%p 올랐다.
비씨카드의 리볼빙 평균 금리가 19.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19.19%), KB국민카드(19.17%), 현대카드(19.09%), 신한카드(18.78%) 등 순이었다.
지난달 카드 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른 건 저신용 고객이 몰린 영향이 컸다. 연말 특수성 등으로 700점 이하의 고객이 카드사로 대거 몰리면서 금리도 그만큼 오른 것이다. 중·저신용자들이 카드사로 몰리는 이유는 대출 문턱이 높은 은행권에서 거절 당하고,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 등도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대부업체의 주 고객은 신용점수 800점 이하의 중·저신용자와 다중 채무자로 1금융권에 기댈 수 없는 취약 차주다. 저축은행 등에서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를 축소 운영하면서 금리가 높지만 돈을 빌려주는 카드사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반면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하단 금리는 3%대 진입을 목전을 두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9%~6.72%였다. 최근 시작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로 금리 경쟁에 나서며 혼합형 주담대 등 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카드사들은 중·저신용자를 품으며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카드론 등 대출 상품의 평균 연체율은 2%를 넘어서며 대출 한도 관리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잔액은 모두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대출을 갚기 위해 대출을 받은 대환대출은 1조6273억원으로 전달(1조5960억원)보다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카드사들이 원활한 공급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국내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동성 리스크 등 건전성 관리와 함께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공급도 힘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중·저신용 고객 등 금융 취약차주를 위한 신용공급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금리 수준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따른 선제적 리스크 관리도 철저히 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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