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방사성의약품…우리가 선점할것"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4. 1. 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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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의약품 시장은 경쟁이 막 시작됐다. 글로벌 빅파마도 방금 출발선을 벗어난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김권 셀비온 대표(사진)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로 인해 방사성의약품은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공급망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업체 등 협력 업체들과 함께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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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 셀비온 대표
방사선동위원소에 의약품 결합
치료와 진단을 동시에 진행
전립선암 치료약물 임상2상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경쟁이 막 시작됐다. 글로벌 빅파마도 방금 출발선을 벗어난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김권 셀비온 대표(사진)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로 인해 방사성의약품은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공급망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업체 등 협력 업체들과 함께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에 설립된 셀비온은 표적 치료 항암 신약과 영상 진단 신약을 개발하는 방사성의약품 전문 업체다. 현재 핵심 파이프라인인 전립선암 치료 약물 'Lu-177-DGUL'의 국내 임상시험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Lu-177-DGUL은 2021년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7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 심사(GIFT)' 품목 지정을 받았다"며 "2024년 하반기에 품목 허가, 약가 평가, 보험 협상을 동시에 진행해 2025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하는 동위원소에 의약품을 결합해 제조하는 의약품이다. 진단용 동위원소는 약물 표적 단백질의 체내 분포 상태를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영상으로 진단할 수 있게 하며, 치료용 동위원소로 치환한 약물을 투여하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셀비온은 김 대표의 서울대 약학대학 동기이자 설립 당시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였던 정재민 교수의 권유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정 교수에게서 방사성의약품의 가능성을 듣고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며 "방사성의약품은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is)'을 동시에 진행하는 '테라노시스(Theranosis)' 약물로, 정밀 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미래 유망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로 평가받는다"고 언급했다.

2021년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하다가 철회한 셀비온은 올해 하반기에 다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2021년 당시 거래소에서 임상시험의 유효성 데이터와 구체적인 사업성을 보여 달라는 두 가지 요청을 했다"면서 "당시 임상 1상 단계라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으며, 추진하던 국내외 라이선스 아웃 계약도 진행 정도가 업무협약(MOU) 수준에 불과해 거래소에서 요청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미흡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시험은 현재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사업성 또한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한 국내외 제약사와 MOU 및 비밀유지계약서(NDA)를 체결하고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시장은 직접 생산·판매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방사성동위원소의 짧은 반감기는 방사성의약품의 단점이지만 바이오벤처에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의 짧은 반감기로 인해 약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뒀다가 나중에 치료용이나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다. 방사성 물질이라는 특성으로 인한 까다로운 운송 조건도 장벽이다. 방사성의약품은 환자와 생산 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해야 비용, 약효 등에서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특징은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는 빅파마에는 난제이지만, 국내 업체들에는 기회가 된다.

셀비온은 2027년까지 선진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cGMP)을 충족하는 생산 시설 투자를 단행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해당 시설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방사성의약품 허브 공장으로 키울 것"이라며 "자체 개발품 생산뿐만 아니라 방사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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