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민주주의 부패와 처방

2024. 1. 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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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후퇴를 걱정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요람이라는 영국이나 민주주의의 전도사로 알려진 미국조차 이런 우려의 한가운데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부패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오늘날 민주주의의 쇠락은 국민의 절대권력이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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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후퇴를 걱정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요람이라는 영국이나 민주주의의 전도사로 알려진 미국조차 이런 우려의 한가운데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에게 절대권력을 주는 궁극적 정치 체제인데 이게 쇠락한다면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부패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권력의 생리를 파헤친 영국 정치인 액턴(Acton) 경의 명언이다. 인간은 견제가 없으면 자기 통제를 못하는데 절대권력에는 견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생리는 권력자가 누구이든 적용된다. 독재자이든, 국민이든. 그렇다면 오늘날 민주주의의 쇠락은 국민의 절대권력이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가장 큰 증거는 많은 국민이 주권의 핵심인 선거권을 국가 전체를 위하여 행사하지 않고 자신의 단기적 이익을 위하여 자의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 하나가 팬덤정치라고 할 수 있다. 독재자가 간신을 편애하듯이 국민도 자기 마음에 드는 일부 정치인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하는 현상이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목적지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절대권력자는 정치적 목적으로 암살과 같은 수많은 테러를 감행하였다. 이런 테러는 국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이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수사에 의하면 범인은 자신이 주권자로서 테러를 했다는 정치적 확신범이라고 한다.

그럼 민주주의는 왜 부패하는 것일까?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권력의 생리는 국민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 절대적 주권자인 국민의 권력에 대하여는 견제자가 없다. 그리스나 로마의 공화정도 결국 주권자인 귀족이나 시민의 부패로 인하여 외부나 내부의 적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하고 말았다. 과거에 아무도 절대권력자인 독재자를 비판할 수 없었던 것처럼 민주주의에서는 아무도 절대권력자인 국민을 비판할 수 없다. 그러면 민주주의의 쇠락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 대안은 무엇일까? 국민을 견제할 정당한 권력은 국민 자신밖에 없다. 국민의 생각도 시류(時流)에 따라 자주 바뀐다. 이렇게 바뀌는 국민의 의사는 합리적이거나 안정적이 아니다. 따라서 냉철하고 합리적 사고를 할 때의 국민의 뜻이 흥분한 상태에서의 국민의 뜻을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 대표자들이 합리적 토의를 거쳐 만든 법에 따라 정치를 하는 법치주의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것이다. 즉, 법치주의는 맑은 정신의 국민이 흥분한 상태의 자신을 통제하는 자기 견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포퓰리즘이 지나치면 이런 법조차 자의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면 법치주의는 국민의 자기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민주주의는 위기로 내몰린다. 이 문제는 법률보다 더 근본적 가치에 기초하여 법률을 통제하는 헌법적 가치에 따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즉, 형식적 법치주의가 아니라 합헌적 법치주의로 국민의 절대권력을 견제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부패를 막아나가야 할 것이다.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명예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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