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H지수 수익률 전 세계 꼴찌 수준… ELS 손실도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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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11% 넘게 급락하면서 전 세계 꼴찌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기초지수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현 추세대로 손실률이 계속 올라 60%에 다다르면 상반기 H지수 ELS 원금 손실 규모는 6조 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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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LS 확정 손실 2,300억
올해 들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11% 넘게 급락하면서 전 세계 꼴찌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기초지수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앞서 19일 H지수는 전장 대비 0.87% 내린 5,127.24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종가(5,768.50) 대비 11.12% 급락한 것이다. H지수는 올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고, 중국의 부진한 소매판매 증가율과 부동산 지표가 발표된 17일엔 장중 4%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그 결과 연초 이후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약세를 거듭한 코스피(-6.87%)나, 전쟁 중인 이스라엘(-3.12%)보다도 낙폭이 크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원금 손실은 현실화하고 있다. 지수형 ELS는 통상 2,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만기를 3년으로 설정한다.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때 조건을 밑돌면 지수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올 상반기에만 10조2,000억 원 만기가 돌아오는데, 3년 전 판매 시기 H지수가 종가 기준 1만340~1만2,229로 고점을 찍었다는 점이 문제다. 지수가 그때의 65~70% 수준에 도달해야 원금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수가 1만2,000일 때 ELS에 투자했다면, 7,800은 넘어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손실 폭 역시 부진한 지수 흐름과 맞물려 계속 커지고 있다. 2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올해 19일까지 만기가 된 상품에서 2,296억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만기가 된 원금 4,353억 원 중 2,057억 원만 투자자에게 상환돼 전체 손실률은 평균 52.7%로 집계됐고, 일부 상품에선 56% 넘는 손실률도 확인됐다. 현 추세대로 손실률이 계속 올라 60%에 다다르면 상반기 H지수 ELS 원금 손실 규모는 6조 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지수 연계 ELS는 이달 일평균 483억 원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고 유안타증권은 분석했다. 2, 3월엔 만기 상환 예정 금액이 2,000억~3,000억 원에 달하는 날도 있고, 월별로 보면 4월이 2조5,553억 원으로 가장 많다. 그러나 단기간 내 H지수를 크게 반등시킬 만한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의 중화권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부양책이 없을 경우 금융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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