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16강 한일전' 가능성...클린스만호, 조 1위하면 일본-이란-카타르-우즈벡 등 '가시밭길'

사진=포포투.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팀(순위는 21일 기준. F조는 1차전만 치른 상태)

[포포투=오종헌]

클린스만호는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조 1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만날 상대들은 모두 쉽지 않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2전 1승 1무로 요르단에 다득점에서 밀린 조 2위(승점4)를 유지했다.

이날 한국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5분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으려던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고, 주심은 온 필드 리뷰까지 확인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직접 키커로 나서 감각적인 파넨카 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빠르게 리드를 잡으며 수월한 경기가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요르단의 공세에 흔들렸다. 결국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를 저지하려던 박용우의 자책골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여기에 전반 종료 직전 알 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헌납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기제, 박용우를 빼고 김태환, 홍현석을 투입했다. 김태환이 들어오면서 설영우가 좌측 수비로 배치됐다. 이어 후반 24분에는 조규성, 이재성을 대신해 오현규, 정우영을 출전시키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정규 시간 90분이 끝날 때까지 요르단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추가시간 11분이 주어졌다. 다행히 추가시간에 진입한 직후 동점골이 나왔다. 손흥민이 좌측에서 내준 컷백을 황인범이 마무리했고, 이것이 알 아랍의 발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요르단과 나란히 1승 1무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골 득실에서 요르단(6득점 2실점, +4)이 한국(5득점 3실점, +2)에 앞서 조 1위에 올라있다. 한국은 2위이며 말레이시아를 잡아낸 바레인이 1승 1패로 3위에 위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전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요르단, 한국, 바레인이 최종 순위는 마지막 경기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요르단, 한국과 바레인의 승점 차가 1점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잡으면 조 1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요르단이 바레인에 승리하고, 여전히 골 득실에서 한국에 앞선다면 요르단이 1위를 유지한다.

만약 한국이 비기거나 패할 경우에는 1위는 불가능하다. 요르단-바레인전 승자가 자동적으로 1위가 된다. 현재 3위인 바레인도 요르단을 제압하면 승점 6점이 되고, 요르단은 승점 4점에 그친다. 한국도 비기거나 패한다면 승점 5점 혹은 승점 4점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요르단이 모두 패한다면 한국은 조 3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현재 요르단이 한국에 골 득실에서 앞서기 때문에 요르단과 한국이 똑같은 점수 차로 패배할 경우 한국이 3위가 된다.

일단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는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큰 점수 차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요르단-바레인전 결과에 따라 한국이 1위 혹은 2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면 D조 2위와 만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상대는 일본이다. 일본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라크에 패했다. 일본이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이라크는 패하더라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일본은 1위가 될 수 없다.

일본이 D조에서 1위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토너먼트 초반에 '한일전' 성사 가능성이 열렸다. 또한 한국은 일본을 물리쳐도 이후 험난한 대전이 예상된다. 8강 상대로 유력한 팀은 이란이다. 이란은 최종적으로 C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6강에서 A, B, F조의 3위 중 한 팀과 만나기 때문이다.

4강에서 만날 팀은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태국 혹은 사우디 아라비아다. 카타르는 A조 1위를 확정한 상태이며 우즈베키스탄은 호주에 밀려 B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태국과 사우디는 F조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F조 2위는 태국이 더 유력하다.

결국 한국은 E조 1위를 하게 된다면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늘 힘든 경기를 했던 이란, 지난 대회 8강에서 패배한 '개최국' 카타르 혹은 '복병' 우즈베키스탄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격돌하게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게 좀 더 대진이 수월하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F조 1위와 만난다. 사우디, 태국 중 한 팀이며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상대는 사우디다. 8강에서는 B조 1위 호주와 맞붙을 것이 유력하다. 또한 4강에서는 A조 2위 중국과 C조 2위 아랍에미리트(UAE), D조 1위 이라크 중 한 팀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