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한재민 "콩쿠르로 알 깨고 나와…무반주 리사이틀 기대"

박주연 기자 2024. 1. 21. 16: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로연주가 한재민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기자간담회에 앞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시연을 하고 있다. 2024.01.1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콩쿠르는 '알을 깨고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아직 어리고 배울 것도 많지만 지난해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스스로의 색깔과 음악을 고민했죠."

첼리스트 한재민(18)에게는 언제나 '최연소' 기록이 따라다닌다. 다섯살 때 첼로를 시작해 202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연소 예술영재로 발탁됐고, 2021년에는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22년에는 윤이상 콩쿠르에서 우승, 실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 롯데콘서트홀 최연소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선정, 최연소 기록을 추가했다.

한재민은 지난 19일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아직도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언제쯤 이 고민을 끝낼 수 있을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며 "지난 1년 동안 그런 과정들을 계속 겪었고, 그 과정에서 더 초심을 찾아서 음악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한재민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거주지가 원주에서 독일로 바뀌었다. 삼성문화재단 악기 후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1697년산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와 만났다.

한예종에 다닐 때도 고향 원주에서 통학했던 한재민은 지난해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나며 부모님과 떨어져 첫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볼프강 에마뉴엘 슈미트를 사사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살고 있지만 바쁜 연주 일정으로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로연주가 한재민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1.19. pak7130@newsis.com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해서 잘 살고 있어요. 그곳 환경이나 도시 등의 느낌이 많이 다른데 많이 좋아하게 됐죠. 다른 아티스들과 같이 만나고 생활하고 하는 것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고, 새로 배우고 있는 선생님과도 잘 맞아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악기와는 여전히 친해지고 있다. "처음 받았을 때보다는 많이 친해졌지만 아직 쉽지 않아요. 제가 내고 싶은 소리와 이 악기가 원하는 소리가 마주했을 때 아주 아름다운 소리를 내죠."

한재민은 인 하우스 아티스트 활동을 통해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상주음악가로 두 차례 연주 기획을 하게 된다"며 "롯데콘서트홀이 많이 도와주지만 프로그램 등을 고민하며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재민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 올해 두 차례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오는 3월27일에는 어떤 악기의 음색도 더하지 않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존 윌리엄스의 세 개의 소품, 가스파르 카사도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죄르지 리게티 무반주 첼로 소나타, 졸탄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들려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첼로연주가 한재민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1.19. pak7130@newsis.com

한재민은 "첼로 리사이틀 하면 피아니스트가 같이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며 "하지만 첼로로 솔로를 할 수 있는 곡이 굉장히 많고, 솔로 악기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공연이에요. 악기 하나로 최소한 80분을 채운다는 것이 매우 설레고 기대됩니다. 부담도 있는데 그 부담감 때문에 뭔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30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 트리오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트리오 엘레지 1번, 드보르작 피아노 트리오 4번 '둠키',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가단조를 들려준다. "크리스토프 바라티와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꼭 같이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줘 처음으로 같이 하게 됐습니다. 박재홍 피아니스트는 너무 잘 챙겨주는 형님인데 제안에 너무 흔쾌히 응해줬어요.좋은 팀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죠."

한재민은 연주 때 '빨간 양말'을 신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재민은 "에네스쿠 콩쿠르때 쇼스타코비치를 연주하는데 그날의 곡을 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양말이 생각났다"며 "세미 파이널이 끝난 후 루마니아 백화점에 가서 양말을 사서 신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 뒤로는 거의 다 빨간 양말을 신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