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사라지면 무엇이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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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는 영원한 것이 있다.
55세 생일을 맞은 조기치매 환자 톰은 재킷을 입으라는 딸의 말에 교복 재킷을 입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에 빠져든다.
톰과 인물들을 번갈아 비추는 무대 조명은 기억의 편린들 사이에 연결점이 끊어졌다는 것, 무대 위 다른 존재들에게 톰이 닿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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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이야기 무대 올려
모든 사람에게는 영원한 것이 있다. 명확히 증명할 수는 없어도, 그것이 사람과 관련된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직감적으로 안다. 치매로 기억을 잃은 남자의 모습을 그리는 연극 '네이처 오브 포겟팅'이 공연 중이다.
55세 생일을 맞은 조기치매 환자 톰은 재킷을 입으라는 딸의 말에 교복 재킷을 입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에 빠져든다. 학창 시절의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시간이 지나 결혼과 출산을 하는 등의 장면이 다양한 소품·의상과 함께 펼쳐진다. '네이처 오브 포겟팅'은 대사를 최소화하고 몸짓과 표정으로 극을 이끄는 피지컬시어터 연극이다. "뇌 속에서 시각적으로 구성되고 회상되는 기억의 특징을 표현하려 했다"는 연출가 기욤 피지의 말처럼 4명의 배우는 관객의 눈에 잘 포착되는 격정적 움직임으로 인물의 기억을 재현한다. 작품은 기억에 관한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제작됐다.
치매 환자들이 실제 그렇듯 무대에서 구현되는 톰의 기억은 불안정하다. 순조롭게 이어지지 못하고, 고장난 동영상 플레이어처럼 버벅거리고 끊긴다. 톰과 인물들을 번갈아 비추는 무대 조명은 기억의 편린들 사이에 연결점이 끊어졌다는 것, 무대 위 다른 존재들에게 톰이 닿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작품의 표현력을 강화하는 또 하나의 축은 키보드와 바이올린, 루프스테이션, 퍼커선 등으로 사운드를 만드는 두 명의 연주자다. 연주는 기억마다 과거의 톰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엉킨 기억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현재 시점의 톰의 내면을 생생히 드러낸다.
2017년 영국에서 초연된 '네이처 오브 포겟팅'은 그해 런던 국제마임 페스티벌에서 전석이 매진된 화제작이다. 이번 공연은 2022년 국내 초연에 이어 연극열전이 라이선스 제작했으며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진행된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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