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K아트, 해외 화랑서 잇단 '러브콜'
美 리만머핀과 전속 계약
'흙의 작가' 채성필 佛 개인전
기하학적 숲 그린 정영환은
올해 페로탕 파리서 기획전
베를린·런던·홍콩에도 줄줄이
새해 초부터 김윤신, 채성필, 정영환, 정희민 등이 해외 대형 화랑의 '러브콜'을 받아 전속 계약과 전시 소식을 속속 알려오고 있다. K아트를 향한 세계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세계를 누비는 김수자, 이불, 양혜규, 서도호의 뒤를 이을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연초부터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리만머핀은 선구적인 활동을 펼쳐온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8)과의 전속 계약을 국제갤러리와 공동으로 체결했다. 국내 전시는 국제갤러리가, 해외 전시는 리만머핀이 나눠 맡는다. 한국 작가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리만머핀은 작년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김윤신은 1983년 조카가 이민 가 있던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다가 그곳에 정착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야생의 자연과 탁 트인 대지, 그리고 무엇보다 해당 지역의 굵고 단단한 나무에 매료돼 그 다음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주했다. 자연을 관조의 대상이 아닌 합일의 주체로 바라보는 특유의 예술철학을 일관되게 고집해온 작가는 만년에도 왕성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한국으로 '역수입'됐던 김윤신은 이 전시의 호평을 바탕으로 다시 해외로 뻗어나갈 기회를 얻었다.
국제갤러리는 지난해 10월 프리즈 런던에서 김윤신의 조각 작업을 처음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주 활동 무대였던 남미를 넘어 전 세계에 소개할 계획을 밝혔다. 리만머핀은 "지난 60여 년간 작가는 조각의 정통 문법을 구사하면서 동시에 조각적 아이디어를 회화와 판화 등 평면 형식으로 확장하며 전방위적이고 밀도 있는 작업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2월 프리즈 LA에서 첫선을 보인 뒤 3월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의 '인 포커스(In Focus)' 전시에도 소개된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흙의 작가' 채성필(52)은 마리안 이브라임 파리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테레스 드 레베스'를 작년 말부터 2월 3일까지 열고 있다. 이우환, 이배를 프랑스에 소개한 저명한 평론가 앙리 프랑수와 드바이외가 작가를 인터뷰한 뒤 전격 발탁됐다. 전시를 기획한 마엘 벨렉은 "2007년 이후부터 더욱 구조화되고 통제된 그의 작품들은 강력한 풍경적 차원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채성필은 2003년 프랑스 유학을 떠난 뒤 향수를 달래준 고향의 흙을 도구로 삼아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는 추상 평면 작업을 꾸준히 선보여온 작가다. '익명의 땅' '물의 초상' '흙과 달' 등의 대표작을 가나아트 등 국내에서도 꾸준히 소개해왔다. 서정아트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정영환(54)은 작년 파리에서 온 연락을 받았다. 새해에 열리는 페로탕 파리에서의 전시에 작품을 보내줄 수 있느냐는 문의였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오랜 준비 끝에 5~6월 살롱 페로탕 마티뇽(위탁 판매 지점)에서 열리는 기획전에 대표작인 기하학적인 숲을 그린 신작을 전시하는 걸 조율 중이다. 정영환 작가는 "데이비드 호크니, 니컬러스 파티 등이 참여하는 대형 기획전에 참여하게 됐다"며 "아직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파리 전시장에 들어서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민(37)도 작년 세계적인 갤러리 중 한 곳인 타데우스 로팍과 소속 계약을 맺고 올해 11월 타데우스 로팍 런던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정희민은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와 조각으로 변환해 물질의 잠재성을 탐구하는 실험적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근민(41)은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에서 19일부터 2월 24일까지 첫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환각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내장, 신체부위와 같은 구성을 즉물적으로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2022년 스페이스K 개인전과 리만머핀 서울에서 2인전을 연 이후 해외 진출을 하게 됐다. 작년 프리즈 서울에서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우한나(36)는 불가리 커미션 전시를 본전시장에서 연 데 이어, 올해 해외 전시에 나선다. 홍콩 갤러리 포디움(PODIUM)에서 9~11월 '비탈리스 비올렌티아'를 주제로 한 기획전에 듀킴 등과 함께 참여한다. 미학적 관점에서 폭력의 문제를 다루는 전시로 부드럽고 가벼운 패브릭을 활용한 조각을 펼쳐보일 예정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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