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의 우승도전 클린스만호, ‘무색 무취 축구’에 험로 예고
‘우승 도전’ 외치던 클린스만 감독, 전술·전략 부재에 선수 개인기만 의존
취임 일성으로 아시안컵 축구 ‘64년 만의 우승’ 목소리를 내며 위대한 도전에 나섰던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일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서 졸전 끝에 2대2로 비겼다.
한국은 1승1무(승점4·+2골)로 골 득실에서 요르단(+4골)에 밀려 조 2위에 머무르며 16강행을 확정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서 지난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한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김민재(뮌헨)·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최강 전력을 꾸려 64년 만의 우승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조별리그서 연속 힘든 경기를 펼치며 기대감을 저버리고 있다. 요르단전서 전반 9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짜임새 없는 움직임과 부정확한 패스, 드리블 돌파가 번번이 요르단 수비에 막혔다.
특히 최전방에 배치된 조규성(미트윌란)은 골 결정력 부족으로 여러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노마크 찬스를 맞았지만, 바운드된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공중으로 날려보냈다. 후반 19분에는 빈 골대와 마주하고도 역시 슈팅이 공중으로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을 보였으나 전술 변화를 꾀하지 않은 채 이렇다할 대응 없이 벤치에 앉아 관망만 했다.
지난 15일 바레인전서 후반 7분 만에 이기제를 뺄 만큼 선수 기용의 문제점을 인정하고도 요르단전서 다시 한번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으나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전반 요르단 공격 비중이 한국의 왼쪽 수비 쪽에 무려 50%였을 정도로 치우친 모습이었다. 역전골 실점 역시 공교롭게도 왼쪽 측면에서 나왔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을 마친 후 이기제를 빼고 김태환(전북)을 투입해 선수 기용의 문제점을 자인했다.
공격에서도 전반 내내 이강인에게 공이 연결되지 않았지만 작전 변화는 없었다. 벤치의 전술·전략은 없이 선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단순한 플레이로 전반 내내 일관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선수들은 컨디션을 올려야 하고, 벤치는 날카로운 전술과 적절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 더이상 무색 무취한 축구로는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해도 우승으로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임창만 기자 lc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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